유페라
비가 내리는 저녁, 극장 안 회의실은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 희미한 조명이 천장에 달린 채, 오래된 포스터들이 벽을 감싸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여기저기 흐트러진 서류들이 놓여 있었고, 침묵 속에서 그 서류들은 비극을 체감이라도 한 듯 차갑게 빛났다.
극장주는 테이블 중앙에 앉아 있었다. 그의 얼굴은 무겁고 피로에 찌든 듯했다. 그는 손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그 손을 바라보았다. 그 손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우리 극장의 보물이었어요.” 극장주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침묵을 깨고 어둠 속으로 퍼져 나갔다. “이번 역 다음에는 주연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입니까.”
극장주의 말에 회의실의 다른 사람들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얼굴에는 슬픔과 혼란이 뒤섞여 있었다. 무대 감독이 침묵을 깨며 입을 열었다.
“나도 믿기지 않아요.” 그는 말을 멈추고 손을 턱에 올렸다. 그의 눈은 멀리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소품으로 사용된 나무가 쓰러져 여배우를 덮치다니… 도대체 누가 그렇게 날카로운 나뭇가지를 사용한 겁니까? 분명히 검수할 때는 이상이 없었는데.”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무대 디자이너가 흐느끼듯 말을 이어갔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꼭 쥔 채로 몸을 떨고 있었다.
“정말 말도 안 돼요. 그 나무는 장식용으로 사용되던 소품일 뿐이었어요. 그런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은 전혀 없었어요. 수백 번을 확인했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그녀의 목소리에는 자책과 슬픔이 가득했다. 무대 위의 그 비극적인 순간을 떠올리며, 그녀는 자신이 무언가를 놓쳤을까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 장면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나무가 쓰러지고, 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던 모습. 그 순간의 공포와 충격이 그녀를 짓누르고 있었다.
극장주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속으로 생각에 잠겼다. ‘또 다시 이런 일이 생기다니...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그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떨궜다. 기자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 사건이 어떤 식으로 처리되느냐에 따라 극장의 운명이 결정될 것임을 그는 알고 있었다.
회의실의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고, 홍보 담당자가 다급한 얼굴로 들어왔다. “극장주님, 경찰이 소품 관계자를 체포했습니다.”
극장주는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자금 담당자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단호함이 엿보였다. “안전사고로 인해 발생한 문제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손을 놀리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다음 공연을 치루지 않는다면, 자금난에 빠져 문을 닫게 될 겁니다.”
극장주는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탐정을 부릅시다. 이 사건을 비밀리에 조사해서,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야 합니다. 그녀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극장주의 말이 끝나자, 회의실은 다시 한 번 침묵에 잠겼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침묵 속에 새로운 결의가 깃들어 있었다. 극장 관계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창문 밖에서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고, 어둠은 더욱 짙어지고 있었다.
작가의 말
어둠 속에 감춰진 진실은, 빛이 닿기를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그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없다면, 우리는 끝없는 어둠 속에 머물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