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뷔린토스
사울은 노트북 앞에서 잠시 망설였다. 그는 화면에 떠 있는 충격적인 정보를 다시 한 번 곱씹었다. 이곳이 지하 333층이라는 사실, 그리고 지구가 이미 1월 3일 운석 충돌로 멸망했다는 끔찍한 진실. 그는 자신이 이제 막 1위가 된 남자, 희수에게 이 사실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다른 벙커들이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은 희수에게 알리지 않기로 했다. 이 정보는 그에게 너무도 중요한 카드였고, 지금은 그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사울은 깊은 숨을 들이마신 후, 노트북을 닫고 희수에게 다가갔다. 희수는 여전히 그가 이제 1위가 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사울의 표정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그는 곧장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희수,” 사울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구는… 이미 멸망했어.”
희수는 처음에는 사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 그의 눈에 의문이 서렸고, 믿기 힘든 표정을 지었다. “뭐라고?”
“우리는 지금 지하 333층에 있어. 이곳은 벙커야. 지구는 운석 충돌로 멸망했고, 그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어. 우리가 이곳에서 겪은 모든 모험은 사실 우리가 지하로 점점 내려가고 있었음을 감추기 위한 장치였어. 다이달로스는 우리가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중간중간에 이런 모험이라는 정체 구간을 만들어 놓은 거야.”
희수는 충격에 말을 잃었다. 그는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며, 이 신전이 단순한 시험장이 아닌, 인류의 마지막 피난처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벙커에서 살아남기 위한 티켓이 바로 뱃조각이라는 사실을 사울에게서 들었을 때, 그는 그동안의 모든 경험이 완전히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됨을 느꼈다.
그러나 사울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주머니에서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NFT를 꺼내들었다. 그 NFT에는 특별한 기능이 있었다. 그 기능을 통해 그는 라뷔린토스의 모든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다. 사울은 눈을 감고, 그 기능을 활성화했다. 그러자 실타래가 빛을 발하며, 그의 목소리가 모든 이에게 전달되기 시작했다.
“지구는 멸망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지하 333층에 위치한 벙커에 있습니다. 우리가 겪었던 모험은, 사실 우리가 지하로 점점 더 깊이 내려가고 있었음을 모르게 하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다이달로스는 중간중간에 이 모험의 정체 구간을 만들어 우리의 의식을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 벙커에서 살아남기 위한 티켓은 바로 여러분이 모아온 뱃조각입니다.”
사울의 목소리가 벙커 전체에 울려 퍼지며, 사람들은 그 말을 들었다. 그들은 충격과 두려움 속에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제 그들이 모아온 뱃조각이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그들의 생존을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울과 희수는 중앙 밖의 광장으로 나갔다. 그곳에는 이미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혼란과 불안이 서려 있었지만, 동시에 그들의 눈에는 희망의 빛이 깃들어 있었다. 이제 그들은 이 새로운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길을 찾아야 했다. 서로를 믿고, 협력하며 이 벙커에서의 생존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했다.
사울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결심했다. 이제 그의 역할은 단순히 1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 벙커에서 사람들을 이끌고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는 희수와 함께 광장 중앙에 섰다. 그곳에서 그들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위한 계획을 제시할 준비를 했다. 지금까지의 모든 모험은 그들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제 진짜 시험은 지금부터 시작되는 것이었다.
작가의 말
그가 선택한 길은 이제 새로운 책임을 수반합니다.
사람들을 이끌고,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가야 하는 그의 역할은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