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뷔린토스
사울은 중앙으로 걸어갔다. 그의 마음속에는 이제 1위가 된 것에 대한 자부심과 소유권을 손에 넣었다는 성취감이 가득했다. 그러나 그가 다가가자 방의 중앙에 있는 책상이 눈에 들어왔다. 책상 위에는 낯익은 물건이 있었다. 그것은 최신형 노트북이었다.
사울은 호기심에 이끌려 노트북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조심스럽게 트랙패드를 이용해 화면을 깨웠다. 화면이 켜지자, 노트북은 그에게 서명을 요구했다. 그는 주저 없이 트랙패드를 이용해 자신의 서명을 입력했다. 하지만 화면은 계속해서 지문 등록을 요청했다. 사울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곧 손가락을 내밀어 지문 인식을 완료했다.
지문이 인식되자 노트북의 잠금이 해제되었고, 화면에는 무언가 충격적인 정보가 나타났다. 화면에는 ‘이카루스의 날개’라는 이름의 과학 인공위성과의 통신 기록이 표시되고 있었다. 사울은 순간적으로 혼란에 빠졌다.
'이카루스의 날개는 인공위성이었구나.'
그는 이카로스의 날개 이야기를 떠올렸다.
이카로스의 날개는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유명한 비극적인 이야기 중 하나로, 인간의 야망과 그로 인한 위험을 경고하는 상징이었다. 이 이야기는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로스의 탈출 시도와 관련이 있었다.
다이달로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뛰어난 발명가이자 건축가로, 크레타 섬의 미노스 왕을 위해 복잡한 미로(라비린토스)를 설계한 인물이었다. 이 미로는 미노타우로스를 가두기 위한 것이었는데, 나중에 미노스 왕은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로스를 이 미로 안에 가둬버렸다. 그들이 미로의 비밀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미노스는 그들이 미로를 통해 탈출할 가능성을 차단하려 했다.
다이달로스는 미로에서 탈출하기 위해 자신의 지혜와 기술을 사용해 날개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새의 깃털을 모아 그것들을 밀랍으로 붙여 커다란 날개를 만들었다. 이 날개를 이용해 이카로스와 자신이 하늘을 날아 미로를 탈출하고자 했다.
탈출하기 전에 다이달로스는 이카로스에게 중요한 경고를 했다. 그는 이카로스에게 '너무 높이 날아가면 태양의 열에 의해 밀랍이 녹아 날개가 망가질 것이고, 너무 낮게 날아가면 바다의 습기로 인해 날개가 젖어 무거워질 것이다. 그러니 중간 높이를 유지하며 날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하지만 이카로스는 하늘을 날며 점점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올랐다. 그는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기쁨에 취해 아버지의 경고를 잊고 말았고, 결국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 밀랍이 녹아내렸다. 날개가 망가진 이카로스는 하늘에서 떨어져 바다에 빠져 죽고 말았다. 이카로스가 떨어진 바다는 이후 "이카리아 해"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카로스의 이야기는 인간의 야망과 그로 인한 위험을 경고하는 교훈적인 이야기였다. 특히 이카로스가 아버지의 경고를 무시하고 지나친 욕망에 의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 점에서, 자신의 한계를 무시한 무모한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또한, 이 이야기는 인간이 신과 같은 능력을 추구하거나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려 할 때 발생하는 위험에 대한 경고로 자주 언급되었다.
이카로스의 비극적인 운명은 여러 예술 작품과 문학에서 영감의 원천이 되었고, '이카로스의 날개'는 지금도 지나친 야망이나 위험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야기로 남아 있었다.
노트북 화면을 보던 그의 혼란은 곧 더 큰 충격으로 이어졌다. 화면에 표시된 정보에 따르면, 이 신전은 지하 333층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지구는 1월 3일 운석 충돌로 인해 멸망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사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이 모든 것이 거짓말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화면에 표시된 데이터는 너무나도 정교하고 명확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 모든 것이 일반인들에게는 비밀로 부쳐졌다는 것이었다. 화면은 혼란을 피하기 위해 이러한 정보를 대중에게 알리지 않았으며, 이 모든 것은 일종의 엠바고였다고 설명했다. 사울은 숨을 삼켰다. 그가 지금까지 겪어왔던 모든 것들이, 단순한 신화적 시험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위한 거대한 계획의 일부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노트북 화면에는 다른 벙커와의 연결 채널들도 표시되고 있었다. 사울은 화면을 넘겨보며 이곳이 단순한 벙커가 아닌,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여러 생존 거점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와 함께, 그의 모습이 다른 벙커로도 중계되고 있다는 메시지가 떴다. 다른 생존자들이 그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었다.
사울은 눈앞에서 펼쳐진 이 충격적인 현실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자신이 선택한 길이 이제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곳에서의 모든 시험과 도전은 인류 생존의 일환이었으며, 그가 지금까지 추구했던 권력과 힘은 무의미한 것이 되어버렸다.
그는 깊은 혼란에 빠진 채, 화면을 바라보며 이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이 순간, 그에게 주어진 선택이 무엇이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권력과 욕망을 추구했던 자신이, 이제 인류의 생존과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 것이다. 사울은 떨리는 손으로 노트북의 화면을 끄고, 숨을 고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깊이 생각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이 아니었다. 이 신전에서 얻은 교훈과 함께, 그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책임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수행할 준비를 해야 했다. 그가 선택한 이 길은 이제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며, 그가 가야 할 길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길임을 깨달았다.
작가의 말
사울이 발견한 이 새로운 현실에서, 과연 그는 어떤 길을 선택할까요?
인류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