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렁소와 까만소

새 까만소와 누렁소

by MIHI

황희정은 농부에게 다가가 눈을 가늘게 뜨며 짐짓 물었다. "할아버지, 저기 있는 까만소와 누렁소 중에 어떤 소가 일을 더 잘 하나요?"


농부는 한참 동안 두 소를 바라보더니, 공무원의 귀에 가까이 다가가 소곤소곤 말했다. "사실, 누렁소가 일을 더 잘하지. 아주 성실하고 강인한 소야. 하루에 10마지기나 갈아낼 정도로 부지런하지." 농부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배어 있었다. 그러나 그는 다시 주위를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 말을 까만소가 들으면 서운해할 테니, 말은 조심해야 해."


공무원은 농부의 세심한 배려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사려 깊으시군요. 소들에게 그렇게 신경을 쓰시다니."


농부는 공무원의 칭찬에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그래서 내가 소들에게 여물도 똑같이 주지. 누가 더 많이 일했건, 내가 이들을 차별하면 안 되지 않겠나." 그의 눈에는 깊은 애정이 담겨 있었다.


농부는 여전히 소곤소곤 말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누렁소는 하루에 10마지기를 갈지만, 까만소는 하루에 고작 2마지기밖에 못 갈아. 나머지 시간에는 그저 자기가 얼마나 멋지게 생겼는지 아는 것처럼, 자기 털을 정돈하는 데나 신경을 쓰지." 농부는 까만소를 바라보며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까만소는 털이 반짝거렸다. 그 윤기가 어찌나 도드라지던지, 눈에 띌 정도였다.


"하지만 말이야," 농부는 다시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내가 가진 땅은 12마지기거든. 까만소가 일을 하지 않아도 어쩔 수 있나? 내가 아쉬워 사용할 수 밖에."


농부는 신이 나서 이야기를 멈출 줄 몰랐다.


"할아버지, 이야기가 참 재미있는데 저기 나무그늘에 가셔서 마저 이야기 나누시죠."


그는 농부에게 제안했다.


"그럼, 그럼. 이리로."


농부는 그를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로 이끌었다.



작가의 말


누렁소와 까만소의 대조적인 모습은 단지 동물이 아닌, 우리 사회의 다양한 면모를 상징하는 듯합니다.

효율성과 외형의 가치,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인간적인 배려와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