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의 끝

재단

by MIHI

며칠 후, 마지막 남은 저항자들이 정부에 체포되었다. 그들은 재판 없이 곧바로 기억재단 센터로 끌려갔다. 센터 안에서 저항자들은 몸부림치며 소리쳤다.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기억을 뺏길 순 없어!”


그러나 군인들은 단호했다. 그들은 저항자들을 아리아데리움에 강제로 눕히고, 버튼을 눌렀다. 기계가 작동하기 시작했고, 저항자들의 비명은 점차 희미해졌다. 기계가 멈추었을 때, 그들의 눈빛은 이미 변화했다. 불안과 분노가 사라지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눈빛이 그들 안에 자리 잡았다.


저항자들은 그들이 왜 저항했는지조차 잊은듯이, 그저 해맑게 웃었다. 반격 작전은 그저 재미있는 장난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들도 이제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었다. 모든 걱정과 불안은 사라졌고, 새로운 세상이 그들을 맞이했다.


그로부터 몇 주 후, 거리는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사람들은 모두 13세의 정신연령을 가진 채 살아가고 있었고, 도시에는 이전보다 더 밝은 분위기가 감돌았다. 모든 이들이 서로를 걱정하지 않고, 순수하게 소통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대로, 가장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를 이루었다. 더 이상 범죄도, 불안도, 불만도 없었다. 국민들은 모두 정부가 제공하는 보호와 안락 속에서 살아갔고, 과거의 기억은 재단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그 누구도 이 모든 일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굳이 기억하려고 하지 않았다.



작가의 말


기억이 사라진 사회는 더 이상 과거를 묻지 않습니다.

그러나 잊혀진 것들이 과연 모두 사라졌을까요?


이 ‘완벽한’ 세상 속에서 숨겨진 진실과 새로운 의문들이 드러나기 시작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