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린 나라의 앨리스
채셔 고양이는 부드럽게 웃었다. 그녀는 앨리스의 흥미를 끌기 위해 목소리를 조금 더 낮추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아주 먼 옛날에, 베르나르 블랑(Bernard Blanc)이라는 이름의 특별한 곰이 있었어. 그는 회색곰의 한 종류였지만, 그의 털은 마치 자신의 이름과 같이, 눈처럼 하얗게 빛났지.
베르나르는 자신이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캐나다의 깊은 숲속에서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고 있었어.
어느 날, 동물보호단체의 사람들이 베르나르를 발견하게 됐어. 그 사람들은 베르나르를 북극곰으로 착각했지. 그의 새하얀 털 때문에 말이야. 그래서 그들은 베르나르를 북극으로 데려가기로 결정했어.
결국 북극에 도착한 그는, 차가운 바람과 얼음 위에서 먹이를 찾으려고 했지만, 그가 처한 환경은 원래 살던 캐나다의 숲과는 너무나 달랐어. 북극에서 만난 다른 북극곰들도 그를 이상하게 바라봤지. 그들은 베르나르가 자신들과 다르다는 걸 금방 알아차렸고, 그 때문에 베르나르를 위협하기 시작했어.
베르나르는 아주 힘든 시간을 보냈지. 하지만 다행히도 북극에 파견 나가 있던 전문가들이 그를 발견하고는 베르나르가 북극곰이 아니라 캐나다에서 온 알비노 회색곰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어. 그래서 그들은 베르나르를 다시 캐나다로 돌려보냈어.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어. 베르나르는 다시 알래스카의 작은 마을 근처에서 발견되었고, 이번에도 사람들은 그를 북극곰으로 착각해서 다시 북극으로 보냈어. 그렇게 잘못된 이동이 다섯 번이나 반복되었지."
채셔 고양이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앨리스의 눈을 바라보았다. 앨리스는 그녀의 이야기에 완전히 빠져 있었다.
앨리스는 물었다. "그럼 베르나르는 어떻게 됐어?"
"그 과정을 겪으며 베르나르는 강해졌지. 새로운 환경은 본인을 강하게 만드는 법이거든."
"어느날, 베르나르는 북극점에서 눈부신 빛을 만났어."
앨리스는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그러고 나서?"
채셔 고양이는 잠시 뜸을 들인 후 말했다.
"그 뒤의 이야기는 알려져있지 않아. 하지만 그 이후, 베르나르 블랑은 연극 나라로 오게 되었고, 하늘의 눈이 되었지."
작가의 말
베르나르 블랑, 길을 잃었지만 결국 하늘의 눈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