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시간은 형태 없이 늘어지고
시선은 서서히 바래져 간다.
모두가 앞만 바라보는데
눈앞엔 아직 입구뿐이다.
좁은 출구 하나라도
누군가 허락해 주었으면.
계절이 머리 곁을 스치면
코끝에 머무는 봄 냄새,
그 향에 뒤를 돌아 걷고 싶어진다.
그저 흘러갈 뿐이라는 것—
그건 누구의 탓이 아니다.
과거는 이미 던져졌고
미래는 조용히 다가온다.
어제는 오늘이 되고
오늘은 다시 어제가 된다.
우린 아주 잠시 마주친다
언제나 같은 이유였을 것이다.
멈춘 이유도
걷는 이유도—
더는 묻지 않는다.
“안녕.” 나는 인사한다.
“안녕...” 너는 멀어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