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

by 올리

오늘도 책을 읽었다. 어제의 고민이 오늘의 챕터의 제목이라, 하루 종일 책 읽는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

내가 책 읽는 시간을 기다리다니, 나 자신이 너무 신기하고 난 이 상황이 즐겁다. 매일 달라지는 내 모습도

이렇게 설레하는 모습도.


이렇게 오늘은 조금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어제 보다는 조금 더 가볍다. 타자도 내 마음도. 좋다!


음 책을 읽고 나서는 더 가벼워졌다. 난 늘 생각이 많다. 생각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펼쳐보면 나를 생각하기보다는 남의 생각도 그 또 다른 남의 생각까지도 고려하다 보니 생각이 늘 많은 거 같다. 근데 이 파트에서는 말한다. 본질을 보라고. 이 말 한마디로 나의 고민이 다 사라진 기분이다. 여기에 작가님의 한 에피소드가 있다. 수영을 배우는데 정말 오래 걸렸다는 그런 얘기였다. 그래서 아내 분께서 물으셨다고 한다. 안 부끄럽냐고? 어떻게 견디냐고? 근데 작가님의 이유는 단순했다. 난 잘하려고 배우는 게 아니라 땀을 흘리기 위해 배운다. 뭔가 머리를 띵 맞은 거 같았다. 나는 내가 무슨 연예인 된 마냥 행동 하나 할 때마다 의식하고, 만약 같은 상황이었다면 난 선생님이 나를 너무 바보로 보면 어떡하지, 수강생들이 나를 뭐라 생각할까 그런 생각을 했을 거다. 이런 나의 모습은 본질을 보지 못하고 외부의 점을 찍어 놓고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만약 내가 안의 점을 찍었더라면, 나는 어제의 나보다 발전했고 좀 더 나아지고 있고, 오늘도 열심히 땀을 흘렸다는 거에 집중을 했을 것이다. 이게 본질이구나. 머리가 띵하면서 처음으로 크게 와닿은 느낌이었다.


그럼 정말 공감 갔던 에피소드가 있었다. 나도 발표 공포증이 있었다. 초등학생, 중학생 때까지는 난 발표 공포증이 있어 발표를 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스스로 하고 다녔다. 근데 그런 내가 싫어 항상 극복하려 애썼고, 고등학생이 돼서는 반장을 했었지만, 앞에 나갈 때마다 떨렸고 반장인데 성적을 잘 받지 못해 부끄러웠다. 항상 난 잘하려고 애썼다. 말은 항상 더듬지 말아야 하고, 카리스마 없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되고 이런 식으로 나에게 엄격한 잣대가 항상 내 안에 있었다. 이렇게 늘 잘하려고 애쓰다 보니 힘을 들이다 보니 앞에 나갈 때마다 더 떨리고 나아지진 않았다. 최근에 또 공모전의 팀장을 맡아, 중요한 1차 평가가 있었다. 우리가 열심히 한 만큼 너무 모든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냥 심사위원 모두가 박수를 치며 잘했다고 했으면 좋겠었다. 그런 완벽함을 꿈꿨다. 그런 완벽함을 꿈꾸니 난 계속해서 더 심하게 떨렸고, 정말 발발 떨면서 했던 거 같다. 물론 다행히 발표가 자유로운 분위기라 좀 다행이었지만, 심하게 많이 떨렸다.(잘한 게 맞을지, 너무 이상한 건 아니었을지) 너무 아직도 걱정이 밀려오긴 한다.. 근데 책에 적힌 말이 있다


남들한테 멋지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거죠.
하지만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할 말을 하는 것'이었어요.


아이디어를 잘 정리해서,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내 역할이었어요. 프레젠테이션의 본질은 내가 멋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아 잘 전달하는 것에 있더라는 거죠. 뭔가 이 단락을 읽자마자 또 머리를 탁 쳤다. 그냥 내 이야기를 정확하게 전달만 하면 되는 거였는데, 뭘 그리 잘하겠다고 힘을 줬는지. 사실 나는 모든 상황을 대할 때 힘껏 힘을 주고 대처한다. 근데 내가 본질을 확실히 봤더라면, 이제부터 본다면, 힘을 빼고 더 확실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거 같다. 난 정말 본질보다는 늘 그 겉보기 꾸미기에만 집중했던 거 같다. 그걸 어떻게 포장해야 할지가 더 나에게 큰 문제였던 거다. 그렇게 포장한 사람이 싫다고 해놓고, 나 자신을 제일 번쩍번쩍하게 어떻게든 덕지덕지 포장하고 있었던 거였다. 솔직하지 못하고.


우리 학과 특성상 팀플이 많고, 각자의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어쩔 수 없는 경쟁심과 비교의식을 하게 된다. 사실 난 그런 과정이 매번 버거웠다. 난 항상 잘해야 돼 못하는 건 싫어. 근데 어쩌면 나 자신과의 싸움이 아니라 그냥 내가 했던 말을 다르게 해석하면 난 눈에 띄고 싶어. 그 누구보다 잘하고 싶어. 무시당하기 싫어였다. 물론 그런 생각들이 나를 더 열심히 하게 만들었다고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난 그만큼 나 자신을 갉아먹고 그거에 밖에 몰두 못하고 나머지들은 쳐다볼 여력도 없었다. 그 경쟁에서 어떻게든 이겨보겠다고. 근데 그 수업하나에서 에이플러스를 받고 잘했다고 모두에게 칭찬받는 게 그 수업의 본질일까? 사실 그게 본질인 게 아니란 걸 아는데, 그럼 수업의 본질은 뭘까? 나는 뭘 생각하며 나아가야 하는 걸까? 사실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확실한 건 난 이걸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질을 찾아나갈 것이다.


또 박웅현 작가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다 본질이냐?
고스톱이나 애니팡 같은 게임을 진짜 잘하는데 이게 내 본질일까?
저는 그렇게 이해합니다.
내가 하는 행동이 5년 후의 나에게 긍정적인 체력이 될 것이냐 아니냐가
기준이 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흠 오늘 좀 잘 적힌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결론을 내려야 할 부분이 오니 급격하게 타자가 느려지고 내 눈도 손도 갑자기 방황하기 시작했다. 나는 방금 작가님께서 말한 기준을 두고 내 본질을 찾아나가 볼 거다.


이 말은 즉슨 나를 치장하고 포장하는 거에 보이는 거에 집중하지 않고, 내 안의 내면에 진정으로 원하고 말하는 걸 찾아나가 볼 거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사실 한 문장에서 시작됐는데,


새로움과 자유가 주는 즐거움도 좋지만
이제는 깊이에서 오는 진정한 새로움과 자유로 나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문장이었다. 사실 나는 여행도 좋아하고 새로운 무언가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동안 그런 것들이 또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항상 또 새로운 거 더 새로운 거 그렇게 도파민을 찾아다니다 보니 인생의 겉핥기 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뭔가를 했지만 내가 진정으로 느낀 건 뭘까. 사실 여행도 인스타에 유행하는 여행지가 계속해서 올라오다 보니, 이제는 내가 진정으로 가고 싶은 지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가고 싶다. 가 돼버렸다. 난 이런 나를 원했던 건 아니었다. 내가 처음 여행을 그 무거운 배낭을 메고 떠날 때는 난 이 여행으로 달라질 거야 라는 어쩌면 큰 포부를 가지고 떠났다. 물론 그것도 여행의 본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의 마음은 예전의 나의 마음보다 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 확실하다. 그래서 난 여행을 멈췄다.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쓰고 책을 읽고 그 깊이를 하나하나 느끼는 중이다. 내 내면에서 진정으로 떠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는 순간까지 난 이번에 기다릴 거다. 많이 떠났으니 그때 동안 느낀 걸 잘 꾹꾹 눌러 나를 만들어가 보자. 그리고 마주한 세상은 어떠할지 또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오늘 가장 인상 깊은 문구로 마무리하려 한다.


본질을 발견하려는 노력과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포기할 줄 아는 용기, 그리고 자기를 믿는 고집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뿐인 '나'라는 자아가 곧게 설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