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계신가요?

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로 생각해 보기

by 지원

어린 시절,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은 어른이 있냐는 질문에 나는 한참을 생각하다 결국 답을 내리지 못했다. 왜 나의 어린 시절 선생님들은 감사하지 못했을까. 그럼, 감사 인사를 드릴 정도의 선생님은 과연 어떤 선생님이어야 하나.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영화 속 주인공 사야카는 학교에서 찍힌 문제아, 동서남북도 모르는 전교꼴찌다. 이런 학생이 1년 만에 '게이오'대학교에 들어갔다니,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녀의 성공 과정 속엔 살펴보아야 할 인물이 있다. 바로 츠보타 선생님. 츠보타 선생의 교육 방식은 이렇다. 일단 학생의 말을 들어준다. 학창 시절, 자신의 말을 귀담아들으려는 자세를 취한 것만으로도 학생은 선생을 믿을 수 있는 존재로 생각한다. 그리고 학생의 관심사를 파악한다. 이 학생이 뭘 좋아하는지, 어떤 가족관계를 맺고 있는지 등등.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이 학생이 어떤 학생인지를 공부하는 것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에겐 축구 감독이 한 말을 인용하고, 만화를 좋아하는 학생에겐 만화를 예로 들며 학생과의 공감대를 이끌어 낸다.



학교는 학습능력이나 성격이 모두 다른 학생들을 모아놓고 가르쳐. 하지만 나처럼 수업도 따라가기 힘든 학생들도 많아. 그래서 여기서라면 한 명 한 명의 개성에 맞게, 다양하게 가르칠 수 있어. 최대한 학생들의 능력을 끌어내면서!

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中


무엇보다 학생을 무시하지 않는다. 간혹 자신이 갖고 있는 막강한 지식과 권력을 뽐내며 학습을 잘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을 대놓고 무시하는 선생님이 있다. 학생의 가능성을 선생이 믿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츠보타 선생은 사야카를 초등학교 과정부터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가능성을 믿는 건 무척 중요한 일이라며 거듭강조하며 말이다.


유현준 건축가는 공간이 단조로우면 그 안의 권력의 위계가 생기기 때문에, 공간의 다양성을 강조하며 우리가 어떤 환경에서 아이들을 키우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하고 사회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너무 모든 교육을 '책'으로만 하려고 한다. 일방향적인 지식전달보다는 심도 있는 쌍방향적 지식전달이 학생들에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Input 속에서 살아간다. 많은 지식과 정보들이 들어왔으면, 이를 통한 내 생각이 정리되어 나올 수 있는 Output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단순 지식 전달을 넘어 질문이나 토론등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수업운영 방식이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유현준 건축가의 저서 <공간의 미래>에서는 '천 명의 학생 천 개의 교육 과정'이라는 챕터가 나온다. 참 마음에 드는 슬로건이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미래에 어떠한 가능성이 있는지 파악하여 미래를 설계하는데 도움을 주는, 큐레이터의 역할이 앞으로 선생님의 역할이라는 저자의 말에 무척이나 공감이 갔다.



결국 좋은 선생님의 덕목이란 무엇일까. 소설가 다니엘 페나크는 <학교의 슬픔>이라는 책에서 이런 말을 한다. "그들은 수업할 때 거기에 있었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좋은 선생님이란, 몸과 마음이 이곳 교실과 학생에 충실한 선생님을 원하는 것이다. 지금 마주하고 있는 한 명 한 명의 학생에게 집중하고 있는 선생님을 말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 속 키팅 선생님처럼, 학생들과 대화하고 그 학생을 발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알아봐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내 학창 시절에 있었다면, 지금의 나는 조금이라도 달라졌을까?



작가의 이전글꿈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