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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도 정신

by 차주도

화랑도 花郞道 정신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황산벌 전투가
영국 프리미어 리그 11라운드 토트넘과 첼시의 경기에서 나왔다.
적어도 전반 초반 단 한 명의 퇴장 전까지
만원 滿員의 홈 관중이 모인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은
꿈을 향한 축구가 가능했지만
어두운 그림자는 수비의 치명적인 반칙을 타고
스멀스멀 그라운드에 드리워지더니
또 한 명이 퇴장당해 9명의 선수로
절체절명 絶體絶命의 위기에 봉착했다.

여기서 문제다.
동점일 경우 적당히 시간을 소비하다
무승부를 희망하며 시간을 때울 법 한데
1%의 이길 확률에
토트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승부를 건다.
수비라인을 끌어올려 수적 열세를
오프사이드 작전으로 바꾸고
오히려 더 공격적인 취향 趣向으로
잔여 시간 30분의 드라마를 쓴다.

정말 놀랍다.
프로의 경기에서
그것도 홈팬들 앞에서
눈치 안 보고 소신 所信을 던지는 배짱이.

1:4의 승리 같은 리그 첫 패배 속에서도
홈팬들은 어느 누구도 자리를 비우지 않고 일어서서
오히려 임전무퇴 臨戰無退의 화랑도 花郞道 정신을 일깨운 감독과 선수들에게
끝없는 신뢰 信賴의 박수를 보내는 모습은
프리미어 리그의 명장면으로 영원히 남으리라!


시작 노트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사는 것은 일장춘몽 一場春夢이다.
잔치가 끝나면 돌아가야 한다.
삶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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