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난, 가을을 기억한다
듬성듬성 핀 갯벌의 단풍,
칠면초의 군락 群落도 순식간에 날려 보내고
출렁거리는 밀물로 세상을 덮어 버리는 석모도
마니산의 기 氣가 스며든다.
문명의 이기 利器로 물든 불빛들이
고독을 숨기려 그림자를 만들지만
쓸쓸한 가을은 어쩔 수 없이
바닷속에서 비친다.
난, 그 불빛을
바라볼 뿐이다.
시작노트
강화도 여행 중에 낮에 본 칠면초의 군락이
어둠에 젖어 사라지고
가로등만이 장승처럼 우뚝 선 마니산을 비춘다.
모든 것을 접고
그 속에 나도 잠깐 동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