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휴화산

by 차주도

휴화산 休火山


친구들과 술 한 잔 하고
들어오는 아내의 발걸음이 가볍다.
미국서 온 손님들 접대하느라
반찬이 필요하다는 큰며느리의 전화를 받고는
의무감인지, 사명감인지 모를 섬세 纖細한 마음으로
만드는 반찬 냄새가 아침을 달군다
소불고기, 돼지두루치기, 장조림, 딸기 2팩, 홍시 2팩을
싸놓고는 배달을 부탁한다

남자가 집에서 할 일이란
반항 反抗없이 들어주는 일
아파트에서 내려와 기다리고 있는 며느리에게
너는 무슨 파워가 이렇게 세냐?
어머님께 애교 좀 부렸어요!
밝게 웃는 얼굴에 함께 미소를 지으면서
돌아오는 길에 또 다짐을 한다

큰아들 없는 하늘아래 가족이 소소 炤炤하게 하루를 보내다가도
언제 터질지 모를 휴화산 休火山을 늘 경계 警戒해야 한다고.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