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 2 주기에 보내는 편지

by 차주도

큰아들 2 주기에 부치는 편지



족발을 안주삼아
친구들과 술 한 잔 나누는데
갑자기 귀가 닫히고 젓가락이 가지 않아
네가 잡혀 버리면 겪는 일인지라
넘어가자 넘어가자 주문을 외우지만
쉽지 않아
정말 쉽지 않아

후생 後生이 있는지 모르지만
가족들은 저마다 시커먼 멍 하나 가슴에 품고
안타까움에
어찌할 수 없는 비통 悲痛함을
새김질하는 하루

정리 整理되지 못한 숙제 宿題를 풀기 위하여
전부를 던지는 아비를 보고 있니?

함께 많이 놀면서
함께 행복을 꿈꾸면서
함께 격려 激勵하면서 보낸 시간들을
어떻게 담아 둘까?

잘 자라줘서 고마웠는데
고맙다고 말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떨어져 있는 지금처럼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까?
기억할 수 있을까?

초가 분이 되고
분이 시간이 되고
시간이 하루가 되고
하루가 일 년이 되고
일 년이 스무 번쯤 바뀐 후에도
담아둔 말 한마디
전달 傳達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