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잡기

by 차주도

마음 잡기


처서 處暑가 지나니
공기가 달라졌다
끈질긴 더위가 가닥이 잡히고
성큼 가을의 소리가 귓전에 쌓인다
매미의 울음마저
마지막을 알리는 인기척처럼
이 여름을 기억해 달라는 애원 哀願처럼
새벽을 걷어내는 안개처럼
여운餘韻을 남기는
작은 악기의 소리에 불과하다.

세상을 움직이는 모든 것도
가만히 귀 기울이면
순서를 지키듯이
우리네 삶도 매일반
조급함이 마음을 다친다.

자연 自然에 기대어
높아져 가는 하늘을 보고
늘 그 자리에 있는 산의 침묵 沈默을 배우고
변해 가는 숲 속의 색 色에 눈을 돌리면
해와 달이 빛을 조절하고
바다가 중심을 잡고 있다는 사실을
바람이 툭, 건드린다.

세상은
내가 모를 뿐
알지 못하는 비경 秘境을 찾기 위해
천천히 마음을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