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의 선율 - 차유주
9th Bravo SJ Ballet Festival
초등생 1년 손녀 차유주의 송파구민회관 3층 대극장 공연을 보기 위해 분주한 하루의 시작은 함박눈이 축제를 알린다
감수성이 풍부한 울보 유주가
메이크업으로 꾸며진 얼굴을 보니
미래의 예쁜 처녀의 모습이 꽂히는 순간
가슴이 설렌다
사부인이 위독해서
급히 병원에 가야 한다는 아들이
덩그러니 유주를 맡기며 떠난 자리
아내는 아직 일자리에서 오지 않았고
나는 한 번도 유주를 안은 적이 없어
돌이 지난 유주와 할아버지가 석고처럼 굳은 침묵의 2시간의 기억이 해제되는 것은
할머니의 품으로 돌아간 시간
그런 유주가
온갖 긴장을 뚫고
또렷한 눈망울로
할머니에게 배운 사진술의 미소로
인어의 선율을 파르르 떨면서 단독으로 공연을 마쳤다
유주의 공연으로
사돈어른과 아들, 며느리, 손자 주원과
함께하는
한 해의 마지막 식사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준다
사부인의 임종 시
아내는 병원에서 걱정 말라고
며느리를 딸처럼 대하겠다며
손을 꼬옥 잡고 약속을 하는 순간을
목도했다
6년이 지난 오늘
각자의 집안에 한 명씩 결격의 슬픔을 안은 채
서로 토닥이는 사이에는
유주가 있었다
피아노도 잘 치고
독서로 상을 받고
늘상 최선을 다하는 연습벌레가 꾸민
발레의 공연까지 보니
어떤 모습의 처녀가 될지
할아버지의 가슴은
너를 볼 때마다 늘 심쿵 거릴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