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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 소리

by 차주도


A 발자국 소리


황야 荒野를 달리는 말발굽 소리가
출근길 지하철 계단에서 들린다
다닥다닥 다다닥

어제와 다른 오늘이기를 바라는
희망고문 希望拷問의 소리



B 그런 삶인 줄 알면서도


황야 荒野 를 달리는 말발굽 소리가
출근길 지하철 계단에서 들린다
다닥다닥 다다닥

어제와 다른 오늘이기를 바라는
뛰어봤자 벼룩인 줄 알면서도


시작 노트

22년의 탁구장 운영을 끝내고
탁구 강사의 생활로 바꾸면서
다짐한 일중의 하나가
호사 豪奢스러운 승용차 문화를 절제 節制하고
지하철을 활용 活用하자는 것이었고
3년 차 지금까지 약속 約束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그 덕분인지 이 시 詩에 애착 愛着이 갑니다

출근 때 지하철을 타면서
분주 奔走하게 계단을 오르내리는
젊은 아가씨의 발자국 소리가
다닥다닥 다다닥
옛 서부 영화에 나오는 말발굽 소리가
먼지 자욱이 날리는 황야 荒野가 아닌
지하 계단에 울려 퍼지고
예쁘게 단장 丹裝한 모습에서
살아가는 하루가 환하지만
어제와 별반 다를 바 없는 현실 속에
꿈을 좇는 모습이
희망고문 希望拷問 아닌가 싶어
A “발자국 소리”로 시 詩를 만들었더니
한 분이 왜 희망고문 希望拷問인지
뜻을 물어 설명을 하고 나서
얼마 후
B “그런 삶인 줄 알면서도”로 제목을 바꾸고
“희망고문 希望拷問”을
“뛰어봤자 벼룩인 줄 알면서도"로
고쳐봤지만
타협 妥協한 B보다 A가 좋았습니다

내 詩가 어렵다고
많은 핀잔을 받지만
쉽게 쓸 수 있는 내공 內功이 부족한 터
더 열심히 갈고닦을 수밖에 도리 道理가 없습니다
정진 精進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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