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무용가 -전지혜-
“Interview Question”
1. 지혜 시스터는 현대 무용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고 계세요?
안녕하세요. 현대 무용을 다양한 분야에서 색다른 각도로 표현하는 현대 무용가 전지혜입니다. 현대무용을 난해하다고 생각하시거나, 처음 접하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저는 현대무용의 예술성을 대중적으로 알리기 위해서 사진 작업 및 단편영화, 아트 필름에 출연하거나 안무 감독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 제가 작업한 여러 대표 사진 중에 일부가 선정되어 고양 어울림 미술관에 전시할 수 있게 되어 보람을 느꼈어요. 사진 작업을 할 때는 머릿속에 직접 표현하고 싶은 다양한 컨셉들이 있는데요. 의상부터 동작, 배경 색감, 메이크업까지 직접 준비하고 사진작가분과 실현 가능성을 판단합니다. 작업 결과, 공연에서 6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작품을 하나의 사진으로 함축적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사진 작업의 매력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리고 현대 무용 부분으로 스트릿 맨 파이터에 전문 심사단으로 출연하기도 하고, 드라마 제작을 위한 사전 인터뷰 등 방송 쪽에서 다양하게 활동하며 대중화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 이렇게 현대 무용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다양한 작품의 기획, 연출을 하면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어요. 현대 무용 공연은 생동감 있는 표현을 느끼기 위해서 현장에서 직접 봐야 해요. 그런데 코로나 이후에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현장에서 예술을 접하기가 어려운 분들이 많다는 생각에, 현대무용으로 대중을 매료시킬 수 있는 매체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신문방송학과를 복수전공했던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매체에 접목시킬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직접 실행으로 옮겼습니다. 현재는 전문 사진작가, 댄스 필름, 단편영화 등 많은 제의가 들어와서 작업할 수 있었고, 공유가 쉬운 플랫폼으로 시간 제약 없이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지혜 시스터가 계속해서 나아가게 하는 현대 무용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작업할 때 가장 힘든 순간은 음악과 무용수의 동작 포인트가 안 맞거나 무대연출이 생각보다 별로일 때 좌절해요. 무엇보다 작품을 안무할 때 감각이나 동작이 완벽하게 구사되지 않는 경우 힘듭니다. 그래서 머릿속의 구상이 혹시나 잘 표현되지 않을 것 같은 막연한 불안이 생길 때도 있어요. 하지만 이렇게 힘든 만큼 반대로 음악과 무용수의 포인트가 잘 맞고, 구상했던 이미지가 실제로 더 잘 표현되면 희열을 느낍니다.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 중 많은 감정이 생겨요. 하지만 작품을 무대에 올리거나 결과물이 완성되면 힘들었던 순간은 눈 녹듯 사르르 잊혀지고 행복과 열정만 남아요. 이로 인해 현대 무용가라는 직업 자체에 매력을 느끼며 열심히 나아갈 방향성을 찾습니다.
4. 현대 무용을 위해서 최근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현재는 교육자와 대중화 두 가지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먼저 예술중학교에서 교육자로 근무하면서 세계적으로 뻗어 나갈 무용 꿈나무들을 지도하고 있어요. 제자들이 해외에서 인정받는 국제 콩쿠르에 나가고 세계적인 무용수들 속에서 빛날 수 있도록 깊은 고민과 연구 속에 있습니다. 꿈을 키우는 제자들의 작품도 창작해 주고 무대에서 각자의 개성과 매력을 발산하여 인정받도록 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어요. 그리고 현대무용가로서는, 엔터테인먼트의 제의로 여러 주제의 댄스 필름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러 광고사에서 연락이 왔으나 해외 촬영이 많아 스케줄상 진행하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광고 속에 현대 무용을 녹여내어 광고 자체가 예술성까지 포함할 수 있도록 많은 작업을 시도할 예정이에요. 광고나 방송 쪽에서 현대 무용을 많이 보여주는 현대 무용가 전지혜로서 뻗어 나가고 싶습니다. 다양한 매체에 현대무용을 융, 복합 시켜서 독립적인 분야로 성장시키고자 해요.
5. 지혜 시스터가 생각하는 현대 무용은 어떤 향기인가요?
저의 24시간을 거의 다 보내고 있는 공간은 공연하는 무대 위, 화보 촬영지, 연습실 등인데 그곳에는 공통적인 냄새가 존재합니다. 저와 무용수들의 땀 냄새인데요. 땀 냄새에서 부정적인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저에게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연습량과 퀄리티 있는 연습을 했는지에 대한 척도이고, 두 번째는 그 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강한 열정입니다. 대부분이 생각하는 땀 냄새와 이곳에서의 땀 냄새의 차이라면 개개인의 좋은 향기가 느껴져요. 무용수들은 본인이 나는 냄새에 민감하여 향수나 바디 워시, 샴푸, 핸드크림 등 좋은 향이 나는 제품을 항상 가지고 다니거든요. 저는 그 특유의 향이 섞인 땀 냄새를 맡을 때 열심히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작업에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6. 향기를 좋아하는 지혜 시스터이기에 사용하시는 향기 아이템이 더 궁금해요.
향수는 샤넬의 COCO MADEMOISELLE, 입생로랑의 리브르 오드 뚜왈렛, 바디 워시는 샤넬의 향수와 같은 향기를 사용합니다. 달콤하면서도 향이 은은하게 오래 지속되어 작업하면서 특히 상체 동작이 많을 때 향이 날리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또한 작업실에 오래 머물면 그 향기가 공간에 은은하게 퍼져서 더 좋아요. 샤넬의 COCO MADEMOISELLE 오드 파르펭은 시원하면서 달달한 향이에요. 저는 향에 민감한 편이라서 향이 저를 움직이게 하기도 하는데요. 뭔가 작업이 잘 안 풀릴 때 주로 사용해요. 무엇보다도 제 온몸에 남아 감기는 시원한 향이 너무 좋아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땀을 흘려서 샤워를 자주 해도 은은하게 향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입생로랑의 리브르 오 드 뚜왈렛은 친구의 핸드크림 선물로 먼저 바르다가 이 향에 매료되어 향수까지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묵직한 우드 계열의 향과 달콤한 느낌도 있어서 처음에는 향이 강렬해요. 그러다가 오랜 시간 동안 잔향이 좋아서 향수까지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이 쉽지 않고 굴곡이 있었는데, 이 향을 맡으면 힘든 순간에도 잠시나마 달달함에 힘듦이 녹아내려요. 기분 좋게 만들어주어 다시 힘내서 작업할 수 있게 해줍니다. 저는 아무래도 이 입생로랑과 샤넬 향수의 공통점인 우디 한 향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10년 뒤 이 향을 다시 맡는다면 작업실과 연습실에서 열심히 목표를 향해 달려왔던 지금까지의 모습이 많이 떠오를 것 같아요. 그때가 되면 제 몸의 뼈와 근육이 노화되어 프로무용수로서 뛰지 못할 것이라 생각이 들기 때문에 슬프면서도 아련하고 그리움이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7. 행복을 위해서 앞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으세요?
행복을 위한 삶의 방향성을 이 인터뷰를 통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네요. 저는 항상 목표만 있었고 그 목표를 성취하는데 몰입했어요. 그런데 향기를 통해 생각해 본 10년 뒤에 기억할 현재는 아련함과 슬픔, 그리움이 남는 모습일 수 있겠더라고요. 결국 지금까지의 큰 행복은 끊임없는 배움과 성취감, 새로운 작품 창작이었지만, 이제는 작은 행복인 소확행도 놓치지 않고 싶어요. 좋은 향기와 함께 기분 전환도 하면서 매 순간을 즐기고 싶습니다. 후회 없이 가족들과도 시간을 많이 보내고, 다양한 지식을 쌓아서 삶을 더 다양한 시각으로 재밌게 영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