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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더 가까이, 개성을 담은 한복

한복 디자이너 -씨네-

“Interview Question”


1.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현재 한복과 관련하여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는지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시옷프로젝트 디자이너이자 대표인 씨네입니다. 한복으로 감성을 전하기 위해서 2016년부터 8년째 생활 한복을 제작, 판매하고 있습니다. 한복이 일상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각자의 개성을 담은 의상을 만듭니다. 한복은 하나의 스타일로 정체되기에는 너무 아까운 우리 문화예요. ‘시옷프로젝트’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표현하기 위해서 꾸준히 신작을 통해 소통하는 생활 한복 브랜드입니다. 그리고 이 안에서 제가 하는 일은 옷을 만드는 것도 너무 좋아하지만 사진을 통해서 보이는 일 또한 즐기며 제가 모델이 되기도 하고 모델을 꾸미고 사진을 직접 찍는 일 또한 직접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일을 하면서 한복이 다양하게 표현되고 즐겨지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껴요. 처음에는 색다르고 도전적인 한복을 이방인 취급받으면서 시작했지만 점점 인식이 변화되고 이제는 당연하게 즐길 수 있는 한복 문화의 한 부분이 된 것 같아서 기쁩니다.


2. 전통의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아요.

시옷프로젝트를 운영하며 다양한 인터뷰 매체에서 연락이 왔고 저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많은 인터뷰에 응하며 메시지를 전해왔습니다. 그러다 큰 매체에서 인터뷰를 하게 되었고 그 영상이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면서 많은 댓글이 달리게 되었어요. 욕이 반이고 칭찬과 응원이 반이었는데도 악플이 하나하나 마음에 또렷하게 박혔습니다. 그 당시에는 나를 잘 모르고 하는 사람들의 말을 생각할 필요 없다고 이성적으로 생각했음에도 그 말들은 내가 약해질 때마다 다시금 마음속을 괴롭게 했어요. 그리고 우울증으로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은 좋은 사람을 통해서 거의 회복되고 참 많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말들이 잊히진 않아요. 누군가에게는 그런 말을 했는지도 모를 정도의 가벼운 말이지만, 저에게 그렇게나 괴롭고 오랜 시간 힘들게 보내게 할 수도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전한다는 것은 훨씬 중요하고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육체적인 아픔은 바로 보이고 병원에 가는 것이 당연히 여겨지지만 마음이 아픈 것은 스스로 알아채지 못하기도 하고 쉽게 병원을 찾기 어려워 혼자 끙끙 앓고 있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가능하다면 그 사람들에게 극복해야만 하고 할 수 있다는 공감을 전하고 싶습니다.



3.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함께할 수 있었던 씨네 시스터가 생각하는 한복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다양성입니다. 한복은 역사 속에서도 다양하게 변화해 왔습니다. 신분에 따라, 시기에 따라 쓸모에 따라, 변화하고 입혀지는 모습을 겪어 왔어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시대에도 다양성을 가지고 변화하며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복은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개성으로 표현될 수 있고,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것입니다. 한복은 선대가 지켜준 소중한 우리 문화이기에, 기쁨과 감사함으로 즐길 수 있고 우리 세대에서 또한 그 문화를 지켜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씨네 시스터에게 한복은 어떤 향기를 가지고 있을까요?

저는 옷을 제작하기 위해서 미싱을 돌릴 때 미싱에서의 기름 냄새가 기억이 납니다. 한복만의 향이란 것은 잘 모르겠지만 열심히 새로운 옷을 만들기 위해 미싱에 앉아 있노라면 사실 저는 이 일을 평생 하고 싶을 정도로 옷이 좋습니다. 기분 좋지 않은 먼지 냄새와 오일 냄새를 맡더라도 옷 만드는 기쁨이 저의 한 부분이 이미 되어버렸죠. 저는 사실 옷의 면 소재 원단의 풀냄새를 정말 좋아합니다. 그것 때문에 옷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그 냄새가 좋았어요. 시장에 처음 갔을 때 느껴지는 그 풀냄새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이 풀냄새는 늘 저를 가슴 뛰게 했던 열정의 중학생 시절로 타임리프 해주는 향이죠. 


5. 씨네 시스터가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인가요?

작년에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제 인생에도 이렇게 기쁜 일이 찾아올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어요. 어두운 시절 가운데서 빛처럼 느껴지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고 그 넘치는 사랑을 나누고 싶어지게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아이도 준비하고 있어요. 하루라도 젊을 때 사랑스러운 가족을 이루고자 해서 아이를 갖게 되면, 사실 당분간 옷쟁이로서는 쉬게 될지 모르나 저는 분명히 다시 돌아올 겁니다. 똑같은 방식이 아니더라도 평생 옷쟁이가 되고 싶어요. 옷을 만들고 제가 좋아하는 이 일로 누군가를 기쁘게 한다면 그것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이번 시옷프로젝트를 통해서 나쁜 말은 좋은 말보다 큰 힘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살리는 말 또한 분명히 있음을 경험했습니다. 저는 사람을 살리는 메시지를 추구하며 모든 순간을 감사함으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씨네 시스터의 한복이 세상에 전하는 메시지처럼 나에게
꼭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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