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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말들 01

하마구치 다카노리, <사장의 일>

by 소망아빠
성공한 사장은 실패를 탓하는 대신,
성공이 아닌 다른 길 하나를 지웠다고 생각한다.
'눈이 내리는 것도 내 책임이다.'
- 하마구치 다카노리, <사장의 일>


직장생활에서는 실수는 많았지만, 실패를 하긴 어려웠다. 사수가 있었고, 팀이 있었고, 위임전결과 수많은 이해관계들이 얽혀있었다. 이로 인한 수많은 보고와 프로세스들이 있었고, 야근과 주말근무를 밥먹듯이 했지만, 일은 반드시 정해진 기간에 돌아갈수밖에 없었고, 역할은 분명했지만 책임은 희미했다. 직장에서 확실히 실패했다면, 입지가 흔들리고, 오래 버티기 어렵다. 그래서 책임이 희미한지도 모르겠다.



프리랜서가 되고나서는 상충된 것 같지만, 공통된 목표로 달려가는 팀도, 내부 프로세스도 위임전결도 없다. 의사결정권자는 나이지만, 반려하고, 승인을 해주는 것은 철저히 시장이다. 그 결과는 입지의 문제가 아니다, 밥벌이이다. 실수가 아닌 실패에 대해서 제대로 배우기 시작한 것은 회사 밖을 나와서이다.



처음엔 '해봐야 늘지' 하고, 가볍게 시도했다. 반응은 없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처음이니깐. 그런데 글에도 행동에도 주저함이 묻어나올 때가 있다. 왜그럴까? 이리저리 흐트러지는 마음을 살펴보니, 결과를 직면하는 것이 두려워서이다. '이것도 아무 반응 없으면 어떡하지?', '이렇게 투자했는데 망하면 어떡하지?' 생각이 쌓이며 행동의 주저함이 커질 때. 하나의 행동에 과도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던 것을 본다.


'이 것 하나만 잘 되면 삶이 바뀔꺼야.'


지금은 프로젝트도 일도, 콘텐츠도 가볍게 시도한다.


'이 것 하나로 내 인생이 역전되지 않는다.'


기대가 없으니 시도가 가볍다. 축적을 믿으니 오늘도 그냥 한다.

언젠가부터 실패를 쌓는다는 표현을 즐겨한다. 그렇게 경험을 쌓고 에너지를 쌓는다. 바람의 두터움은 새를, 물의 두터움은 배를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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