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봄의 일이다
그날도 어김없이 버스를 타고 출근하면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들이 모두 떠나간 재개발구역을 지나는데 그 사이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더랬다
봐줄 사람 하나 없는데 저 꽃들은 피어서 무엇하나 무심결에 생각하다가
아니지,
저 꽃들은 사람들 보라고 피는 게 아니잖아
제때에 맞추어 제 몫의 삶을 누리고 이루고 살아내는 거잖아
누구 눈에 잘 보이려고 분주히 애쓰고 마음 쓰는 게 아니잖아
내 멋대로 벚꽃을 폄하한 것 같아 미안하고 민망했던 순간이었다
올해도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던 거다
그럴 줄 알면서도 실망하는 나를 보고 한동안 더 실망했었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일에 열심히도 아니었지만 내 존재가 부정되는 것 같아 속상했다
나에게 나 같은 당신에게 벚꽃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타인에게 보이고 싶은 이 마음이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나도 나 같은 당신도 조금만 속상해하고 또다시 우리의 몫을 누리고 이루고 살아내면 좋겠다
올해를 보내면서 한 번은 꼭 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당신에게 닿을 진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조금 와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