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하기엔 너무 큰 슬픔이라서
슬픔을 슬픔으로 지우기엔 너무 큰 의미라서
어찌할 수 없음 앞에서
지금은 슬픔을 유예하고 있다는 당신에게
도망치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라고
그래서 극복해야 한다고
누구도 감히 말할 수 없다
다만 나는
당신이 허락해준다면
당신의 선택 옆에 조용히 앉아서
유예된 슬픔을 오래오래 지켜보겠다
그러다 언젠가 당신이 그 슬픔 앞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떨고 있을 때
그때 나는 기꺼이 당신의 손을 꼭 붙잡고 같이 울겠다
혹여 당신이 홀로 감당하기를 바란다면
당신이 볼 수 없는 뒷모습이 되어 함께 하겠다
그러니 그대,
슬픔을 유예해도 괜찮다
슬픔 속에서 오래오래 허우적대도 괜찮다
슬픔을 벗어나도 괜찮고
슬픔을 품고 평생을 살아도 괜찮다
당신이 어떠한 선택을 하든지 당신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