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라는 단어 앞에 '오복'이 붙으니, '가위'라는 말이 주는 섬뜩함이나 금속성의 차가움이 중화되는 느낌이다. 오복이라니. 이 가위를 쓰면 오복이 붙는다는 것일까.
오복가위는 그 종류도 다양했는데, 장군가위, 대장군가위, 고기가위 등 이름만으로도 웃음을 짓게하는, 복스러운 장군감 가위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오복가위를 생각하니 바로 미소가 지어진다.
그 자매품인 거북가위도 눈여겨 볼만하다.
거북가위는, 오복가위의 자매품 격인데, "모두가 인정한 주방가위계의 1인자"라는 인 오복가위와 어깨를 견주는 또 다른 명품가위란다. 백년의 가치를 담은 국가 백년소공인 김홍일 장인이 "반평생을 칼과 가위를 갈아 오는데 썼다"는 소신을 밝히며 만든 가위, 거북가위!
자르기 어려운 꽃게, 생고기 외에도 각종 채소를 잘라내는 절삭력은 물론! A4용지 5~60장을 한번에 자르는 놀라운 절삭력을 가진 가위. 가위로서의 한계점인 5.0의 경도를 갖고 있으며, 가위 제작의 최고 기술인 오목 연마 기법으로 쓰면 쓸 수록 가위 날이 날카로워지는 성질을 갖고 있는 가위!
그러니까 스스로 벼려지는 가위.
주방 가위가 무뎌지고 녹이 슬어 요 며칠 가위 구매를 두고 남편과 한참을 상의했다. 어떤 가위를 살 것인가에 대해서. 검색도 잘하고 생활에 관한 이런저런 잡다한 지식이 많아서, 다른 어떤 것에서도 나의 신뢰를 얻지 못하지만, 오로지 생활용품 구매에 있어서 만큼은, 또는 검색에 있어서만큼은 나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남편의 추천으로 알게 된 오복가위(+거북가위)를 구매하다가,
나는 가위에 대해 생각했다.
가위라고 하면, "가위로 오려낸 것처럼 다 지난 일이야." 라는 강산에의 "넌 할 수 있어!"란 노래가 떠오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