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과 친구
경칩(驚蟄)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로 며칠이 지났는데도 오늘 너무 추운 날씨에 개구리 다 얼어 죽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문득 고등학교 친구가 생각났다. 어느 날 등교하고 반에 왔는데 친한 친구의 얼굴이 너무 심하게 팅팅 부어 있었다 웃으면 안 되는 상황이긴 했는데 얼굴이 부은 게 마치 빨간 개구리 또는 두꺼비 같아서 너무나 웃겼다.
친구는 학창 시절에 공부를 하기 위해 고시원을 다녔는데, 거기에서 다른 학교 한 학년 위의 선배 두 명과 시비가 붙어 싸웠다고 한다 자신의 말로는 2대 1로 싸웠고 상대방도 다쳤다고 하는데, 그건 확인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냥 형들한테 맞은 걸로 해석했다
벌써 15년 전 일인데도 그 일이 기억나서 자주 못 만나지만 경칩만 되면 그 빨간 개구리 같은 얼굴이 생각나서 잘 지내냐며 안부전화를 하게 된다
"너는 생일도 전화 안 하면서 이날만 전화를 하냐?"
"야 오늘 무자게 추운데 안 죽었냐?"
통화는 이렇게 시작한다 오랜만인데도 마치 어제 만난 냥 농을 하면서 유쾌한 통화를 한다
유치한 계기로 매년 한 번씩은 전화하며 안부를 묻는 사이가 벌써 15년이 되었고,
통화할 때는 학창 시절을 생각나게 하며 바쁜 하루 중에 잠시나마 향수에 빠진다
바쁜 일상 속에서 옛 추억을 기억하며 픽 하고 웃을 수 있다는 게 새삼 행복하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보고 싶은 친구 있고, 연락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친구란 가깝게 두고 오래 사귄 벗이라는데 서로의 사정으로 가까이 있지는 않지만
친구란 이름으로 뜨거운 학창 시절을 보낸 친구들이 오늘 유독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