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일했던 공기업 과장 탈출, 이사장의 사업 일기...ing
3년의 기록, 마침표가 아닌 쉼표를 찍으며 그간의 나의 일기를 엮어 글로 정리해본다.
맨땅에 헤딩하는 격으로 뛰어든 작은 나만의 사업.
그동안 뛰다가 걷다가를 반복하며, 울기도 많이 울었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도 같은 자리에, 아니 더 큰 바다로 나와있다.
주변에 사업 소식을 전할 때마다 내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나 스스로에게 매일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퇴사하고 사업해서 성공했어?"
그 질문 앞에 나는 잠시 멈칫한다. 사람들은 흔히 '성공'이라고 하면 고급 외제차를 타거나, 큰 사무실을 차리거나, 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자동 수익 모델을 떠올린다. 그 기준대로라면 나의 대답은 명확하다.
"아니, 아직."
나는 여전히 매달 매출을 걱정하고, 예상치 못한 변수에 가슴 철렁하며, 가끔은 공기업 시절의 안락함을 그리워하는 평범한 3년 차 사장일 뿐이다. 누군가 기대했던 '퇴사 후 대박 신화'는 내 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나는 이 질문의 전제를 조금 바꿔보려 한다.
1. 성공은 결과가 아니라 '페이스'다
공기업에서의 성공은 정해진 계단을 얼마나 빨리 오르느냐에 달려 있었다. 하지만 야생에서의 성공은 '나만의 속도를 찾는 것' 그 자체였다.
지난 3년, 나는 너무 빨리 달리려다 무릎이 깨지기도 했고, 남의 속도에 맞추려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사업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끝이 없는 마라톤이라는 것을.
오늘 내가 텐션을 잃지 않고 새벽에 일어나 오븐의 불을 켜고, 책상에 앉아 발주를 넣고, 마케팅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면, 어제보다 조금 더 단단한 마음으로 고객의 거절을 받아냈다면, 나는 매일 조금씩 성공하고 있는 중이다.
2. 나를 다독이는 법을 배웠다
사업을 시작하고 가장 크게 얻은 자산은 '돈'이 아니라 '나를 대하는 태도'다. 직장인 시절엔 회사가 나를 지켜줬지만, 지금은 내가 나를 지켜야 한다. 내가 지치면 내 사업도 멈춘다. 그래서 나는 채찍질 대신 다독임을 선택했다.
남들보다 늦게 가는 것 같아 불안할 때: "괜찮아, 지금은 뿌리를 내리는 시기야."
실수를 해서 자책하고 싶을 때: "비싼 수업료 냈다고 치자. 다음엔 안 그러면 되지."
성공을 위해 달리는 과정에서 나를 잃어버리지 않는 것. 지치지 않도록 스스로의 어깨를 토닥이며 걷는 법을 배운 것. 나는 이것이 퇴사 후 내가 얻은 가장 값진 수익이라 믿는다.
3. 꾸준함이라는 가장 무서운 무기
사람들은 화려한 전략과 기발한 아이템을 찾지만, 결국 야생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건 '꾸준한 사람'이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기분이 좋으나 나쁘나 내 일을 해내는 것. 대박을 노리며 한 번에 에너지를 쏟아붓고 번아웃에 빠지는 게 아니라, 내일도 모레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
나는 지금 그 꾸준함의 힘을 시험하고 있다. 성공이라는 목적지에 도착했느냐보다, 그 목적지를 향해 오늘도 내 페이스대로 걷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버티게 한다.
나는 여전히 달리고 있다.
누군가 다시 물었다. "그래서 언제 성공할 것 같아?"
나는 웃으며 답했다. "글쎄, 조만간?"
완벽한 결말은 아직 없다. 내 사업일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다만 분명한 건, 나는 어제보다 더 나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지치지 않고 내일을 기대할 만큼은 단단해졌다는 점이다.
내 페이스대로, 꾸준히. 오늘도 나는 나를 다독이며 한 걸음을 더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