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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하고 싶은 것

다시 찾아온 처음이라는 경험.

by 글쓰는 디자이너

상황이 절박하면 더 간절해진다는 말은 사실일까?

프랑스에서 나는 벙어리이다. 작년 9월, 나는 프랑스어를 잘 하고 싶은 절박한 마음이 가득했다. 그러나 나의 머리는 절박하지 않았나 보다.

많은 단어와 문법을 배웠으나 까먹었다.


불어를 잘 하고 싶다. 원어민처럼 까지는 아니어도 문법은 맞춰가면서 프랑스 사람들이 쓰는 불어를 구사하고 싶다.

이렇게 생각한 데는 나의 중국어애 원인이 있다. 중국어를 배울 때, 모르는 것을 찾아보지 않고, 한국어 기반으로 중국어를 사용한 적이 심심찮게 많다. 뜻은 통하는데, 정확한 중국어는 아니다. 또 일을 시작했을 때는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찾아보는 것이 그렇게 귀찮을 수가 없었다.

적어두고 '나중에 찾아봐야지' 이러기 일쑤였다. 그래서 나의 중국어는 아직도 내 감대로 말하는 부분이 있다.

이것이 나의 최대 오점이다. 이제 중국어를 말할 필요가 없어서 고치 필요가 없어졌다. 더 괜찮은 중국어를 말하고 싶었는데. 불어를 잘 하게 되면 다시 원어민 중국어에 도전하리라!


불어는 같은 실수하기 싫다. 한국어 기반이 아니라, 프랑스 기반의 불어를 말하고 싶다.

그렇게 하려면 부지런히 외우고 또 외워야 한다. 이번엔 잘 외울 준비됐는가?

그럼 말해보자! 프랑스 사람들처럼!


다시 디자이너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 한가득이다.

상하이에서 일할 때는 그것이 얼마나 재밌고, 값진 시간이었는지 몰랐었다.

상사의 압박, 마감 압박, 현장에서 터지는 문제들, 언어 오류에서 오는 압박감 등이 '실수하면 안돼' 부담감으로 다가왔다.월세를 내기 위해서, 비자 연장을 위해서 일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당시엔 현실에 부딪힌 문제들 때문에 즐거움을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월세를 내기 위해서 일을 했어도 디자인하는 즐거움은 있었으나 기쁨은 없었던 것 같다.

지금은 즐기면서 하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 없이 나만이 가진 감성의 디자인을 하고 싶다. 이제는 그래도 될 시간 같다.


AI가 디자인하는 시대에는 약간의 인간다운 디자인이 더 먹히지 않을까?

완벽함은 AI에게 반남하고 나는 사람 냄새나는 디자인. 한번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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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외국인으로 보고 느낀 것들, 그림으로 패턴으로 그려보려 한다.

외국인으로 느끼는 감정들은 그 시간과 그 장소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다. 오롯이 그 시간 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처음 시작되는 프랑스 생활에서 느껴지는 감정들과 생각들. 1년 뒤에는 느낄 수 없는 것들이다. 이 하루하루가 나에게는 영감이고 아이디어들이다.


반 고흐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사람들을 보고, 날씨, 바람 그리고 밤하늘의 색을 관찰했던 것처럼 이곳의 공기와 색감을 나의 눈으로 손으로 담아내고 싶다.


다시 찾아온 처음이라는 소중한 경험을 내 방식으로 그려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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