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한 가지에 집중하는 하루를 만들어 보자
이곳에 온 지 한 달이 되었다. 프랑스 육아를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프랑스가 휴가가 많은 나라라는 것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자주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성인은 평균 6~8주의 년간 휴가가 있다.
학교는 수요일에 학교를 가지 않고, 중간중간에 이런저런 휴가로 학교를 가지 않는다.
우리 아이 학교(36개 이상이 다니는 유치원도 여기서는 학교라고 부른다)의 경우를 본다면, 4월 7일부터 21일까지 봄방학이었고, 그다음 주부터 목요일 혹은 금요일은 연휴가 있어서 수요일과 목, 금은 학교를 가지 않았다.
이번 주는 수, 목, 금 3일 연속 연휴다. 아이들에게 기쁜 연휴이겠지만, 나에게는 힘든 시간이다. 오전오후 밖으로 나가 놀아줘야 하기 때문에 도저히 내 시간을 가질 수가 없다.
아이는 42개월이 되면서 아기티를 벗고 어린이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 과정에 아직은 엄마의 손이 많이 가고, 형제가 없어서 같이 놀아줘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아이를 원했던 것도 나인데, 막상 아이가 생기니 나의 시간과 나의 일과 나의 뭐 등등 챙기는 것이 많을까? 오롯이 아이에게 집중할 수는 없는 것일까? 이런 이유는 노산으로 출산하면서 일을 못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서 비롯된 것 같다. 앞으로 일은 계속해야겠는데, 나이가 걸림돌이 될 것 같아서, 지금 육아는 보이지 않고 엄마 홀로서기에 더 마음이 큰 것이다.
늘 마음 한 구석엔 미안함이 자리한다. 육아를 등한시하려는 엄마 같아서. 더 많은 것을 주고 싶은데, 현실에선 적당히 적당히 넘기려는 것 같아서.
오히려 아이와 함께 보낼 수 있는 프랑스 연휴를 감사해하고 아이와 더 많이 놀아주면 어떨까? 나의 시간은 이렇게 새벽에 일어나서 2 시간 갖는 걸로 만족하고 지금은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 집중할 수는 없을까?
육아에 집중하고 아이를 잘 키워낸 엄마들이 일도 잘 시작하는 것 같다. 어쩌면 당연한 이치 아닐까?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집중의 힘이 있다. 온전히 하나를 배우고 나면 그것을 다음 것에 적용해서 새로운 집중을 하기 때문이다.
어떤 것을 하던지 그것에 집중하면서 이 시간을 버린다고 생각하지 말고. 현재를 살자. 오늘의 나의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