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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란 Apr 26. 2023

새벽을 좋아하시나요?

인생을 바꾸는 방법 2

    

2020년 9월, 청정제주에도 코로나가 덮쳤다. 학교에 잘 가던 아이들이 추석을 앞두고 갑자기 온라인학습으로 집에 있게 되었다. 추석연휴가 지났는데도 학교에서는 다시 등교하라는 말이 없었다.

셋이 복작거리다 보니 긴 하루동안 책리뷰 한편 쓸 온전한 시간이 없었다. 생각을 정리할 나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여태껏 내가 한 번도 깨어있지 않았던 새벽 5시, 나는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작정 알람을 맞췄다.    

       



매일 아침새로운 나를 만나다     

  

「4시 50분, 알람이 울리면 5초를 세기 전 벌떡 몸을 일으킨다. 양치질을 하며 잠든 나를 깨운다. 

컴퓨터를 켜고 새벽기상방에 들어가 그날의 기분이나 다짐, 좋아하는 시, 그냥 하고 싶은 말들을 끄적인다. 

 5시, ‘내바시(내가 바뀌는 시간)’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에 입장한다. 10분까지 음악도 듣고 인사도 나눈다. 어쩌면 가족들보다 더 자주 안부를 묻고 더 많은 칭찬과 격려를 주고받는 사람들이다. 

10분이 지나면 파도소리를 들으며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30분을 보낸다. 나는 다이어리에 오늘 해야 할 중요한 일들을 적고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듣거나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그날그날 집중해야 하는 일을 한다. 

 6시, 따뜻한 커피나 차를 마시며(여유롭게) 매일 한편씩 배달되는 작가들의 에세이를 읽는다. 

오늘은 어떤 작가의 글일까 메일을 열 때마다 두근두근하다. 글을 읽고 나면 무료 뉴스레터를 훑어본다. 

<뉴닉, 부딩, 캐릿, 어피티, 미라클레터>등 최신 트렌드, 경제, 부동산 이슈들을 알 수 있어 유용하다. 

 6시 30분, 신문을 읽어주는 라이브방송에 참여한다. 

 어느 날은 집중해서 듣고 어느 날은 라디오처럼 켜두고 다른 일을 하기도 한다. 

  7시 30분,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주방으로 가서 잘 마른 식기를 제자리에 정리한다. 

그리고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이것이 보통 나의 새벽루틴이다. 꾸준히 하다보니 나름의 규칙이 생겼지만 멍을 때리거나 책만 계속 읽거나 오늘처럼 글만 쓰는 날도 있다. 출근하지도 않는데 굳이 새벽 일어날 필요가 있느냐, 새벽에 할 일을 낮에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질문할 수도 있다. 그런 질문에 답하고 나 자신도 동기를 유지하고 싶어 그동안 새벽기상을 하며 느낀 효과를 생각해 보았다. 


첫째로시간부자가 되었다. 새벽에 그날 꼭 하고 싶은 일, 중요한 일을 해놓고 나면 오전~저녁까지의 시간이 자유롭다. 여유가 생기면 집안 구석의 먼지를 닦을 수 있고 아이들에게 특별한 간식을 만들어줄 수도 있다. 시간이 여유로우면 마음도 여유로워진다.

두 번째로 실행력이 커졌다. 아이들의 방학이 시작되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 계획과 상관없이 예상치 못하는 일이 많지만 새벽에는 나를 방해하는 요소들이 적다. 고요한 새벽은 집중력이 높아진다. 책을 읽고 신박한 책노트를 쓸 수 있었던 것도 새벽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로 삶의 활력이 생겼다. 새벽에 일어나서 뭔가 했다는 성취감에 아이들의 아침기상을 반갑게 맞아주고 아침밥도 맛있게 먹게 된다. 자기 전 스마트폰을 보거나 야식을 먹는 일도 줄었다. 

마지막으로 긍정적으로 변했다. 나는 긍정적인 사람이라 생각하면서 살았지만 이면에는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거나 상황을 합리화하며 현재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았다. 새벽기상하며 내가 직접 주도하고 통제하는 삶을 경험하고 있다.      


나는 새벽을 내가 주도하는 시간이라고 말한다그 밖의 시간은 운명에 맡기는 시간이라고 표현한다어떤 일이든 집중을 더 잘할 수 있고 하루를 여유롭게 만들어준다 짧게라도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면 삶의 만족도가 확 달라진다시간에 쫓기며 여기저기 끌려 다니지 않고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어나라삶이 바뀐다    

 

습관이 기회를 만든다나는 새벽에 다양한 목표를 달성했다그러나 어떤 한 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일찍 일어난 것은 아니다건강한 삶의 태도를 유지하고 주어진 시간을 조금 더 의미 있게 사용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생활습관을 컨트롤했을 뿐이다조금씩 나를 관리하다 보니 좋은 습관이 생겼고 이 습관이 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변호사이자 파워 인플루언서이며, 미국 2개 주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국내 모 대기업의 사내변호사로 활동 중인 김유진 작가. 이력만 보면 금수저에 엘리트 코스만 걸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건 오해다. 원하는 로스쿨에 입학하기까지 수년간의 노력이 있었고 변호사 자격증 시험 낙방도 경험했다. 

말도 안 통하는 이국땅에서 친구들에게 괴롭힘 당할 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을 때, 시험에 낙방했을 때, 일을 하며 매너리즘에 빠졌을 때.. 주저앉고 싶은 인생의 고비마다 그녀를 붙잡아준 것은 다름 아닌 새벽기상이었다. 자신이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긴 터널을 빠져나왔고 실력이 향상되었다. 시험을 패스했고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을 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동기부여하는 유투버가 됐고, 작가가 되었다. 생각하는 대로 살게 되었다. 

그녀에게 새벽은 ‘나를 찾는 시간’이었다.     


하루를 다르게 시작하는 방법은 간단하다바로 평소와는 다른 시간에 일어나 보는 것이다조금 일찍 일어나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아침을 먹어보자늦잠을 자고 쫓기듯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느긋하게 아침의 여유를 즐긴다면 분명 어제와는 다른 오늘이 펼쳐질 것이다그리고 그렇게 달라진 하루가 모이면 일상이 달라질 것이다.       

작가는 갑자기 얻은 여유를 어떻게 사용할지 막막한 사람들을 위해 새벽을 보내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밀린 일 처리하기(미리 일을 끝내놓았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운동하기(새벽운동으로 시작한 하루는 독서로 시작한 하루보다 상쾌하다. 다이어트에도 효과 만점!), 독서하기(새로운 목표가 생긴다), 취미생활(색다른 즐거움을 찾다 보면 뜻밖의 기회 발견), 공부하기(학습지 구독, 언어 독학, 다양한 민간자격증, 평소 관심 있던 강의 수강) 등등. 늘 거창한 일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나만의 속도에 맞춰 나가야 슬럼프에 빠지지 않고 꾸준히 발전할 수 있다.     

새벽 기상으로 얻은 인생의 보너스 타임은 마음대로 사용해도 상관없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대단한 일을 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중요한 것은 당신이 피곤함을 무릅쓰고 일찍 일어났다는 것이지 그 시간에 얼마나 위대한 일을 했느냐가 아니다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새벽루틴을 살짝 끼워 넣어보면 어떨까. 거창하게 4시 30분, 5시 기상말고 새벽 매일 30분 일찍 자고 매일 30분 일찍 일어나기로 시작해도 좋다. 새벽기상 습관을 매일, 꾸준히, 무심하게 이어나갈 것이다. 꾸준한 습관이 분명 나에게 새로운 기회들을 가져올 것을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혼자 하면 지속하기가 어렵다. 함께 미라클모닝하는 친구들을 만나보자. 약속이 게으름을 이긴다.

혹시라도 여러사람과 함께 무언가를 하는게 부담스럽다면 매일 아침을 깨우는 김유진 변호사를 적극 활용해 보자. 어떤 방식이라도 좋다.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과 내면의 힘(잠재력)을 발견하게 되는 새벽 기상의 힘을 꼭! 느껴보길 바란다.    




위의 글은 한창 새벽기상의 매력에 빠져있던 2021년 어느 날의 글을 약간 수정한 것입니다.  2021년 10월부터 시작한 새벽기상을 2023년까지 지속하면서 저 스스로도 놀라운 많은 일들을 경험했어요. 새로운 부캐들이 매달 매분기 매년 생겨난 것도 다 새벽기상 덕분입니다. 

새벽이 좋은 건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올해 3월부터 미라클모닝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간헐적 단식처럼 종종 새벽에 일어나긴 하지만요..)  

800일을 넘게 지속한 새벽기상을 놓아버린 이유 기회가 되면 구구절절 글로 적어볼게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셔 감사합니다.  

사진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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