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가벼워지질 않아

by 일삼삼팔

요즘 또 마음이 도통 가벼워지질 않아

나는 글을 직업으로 쓰는 사람도 아니고, 그럴싸한 취미로 가진 사람도 아닌데

마치 글을 쓰는 사람처럼

그림 그리는 걸 직업으로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럴싸하게 그리는 사람도 아닌데

마치 그림을 그리는 사람처럼

그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사람이면서 마치 특별히 잘하는 것이 있는 사람처럼

마음이 무거워


내 마음은 30년이 넘게 무겁긴 했지만,

그래도 어릴 때 그 어느 때에는 그저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새로웠고

어떤 때에는 뚜벅이라 지하철을 3시간 넘게 타는 게 너무 재밌었고

또 어떤 때에는 우산 없이 비를 쫄딱 맞고, 좋아라 하는 옷이고 가방이고 신발이고 다 젖어도 행복하기만 했던 때가 있었어


이렇게 젖은 솜뭉치마냥 무겁기만 한 마음이 자리 잡으면

하루고 이틀이고 일주일이고 한 달이고 난 언제까지 이래야 할지 알 수가 없어

이런 날은 유독 다른 사람들은 다 행복해 보이고, 유독 나만 이렇게 심각할 거 없는데 심각한 사람인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더 힘든 것 같아


나는 정말 나라는 사람을 모르겠어

알 것 같다가도 어찌할 수 없어서 어떻게 살아내야 할지 잘 모르겠어

왜 똑같은 시간을 살아가는데 누구는 이렇게 생각이 많은 예민한 삶을 살고, 누구는 아무거나 괜찮아하는 삶을 살까

노력을 해도 잘 안 되는데, 왜 잘 안 되는 거냐고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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