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stless’ : 신용을 사지 않아도 되는 세상
먼저, 두 단어를 보겠습니다. ‘Trusted’와 ‘Trustless’입니다.
단어의 뜻만 따져보면 전자가 더 괜찮습니다. 전자는 직역하면 ‘신뢰할 수 있는’이라는 의미고 후자는 ‘신뢰 없는’ 혹은 ‘신뢰가 필요 없는’ 정도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정말 단어의 뜻만 보면 전자가 마음에 더 듭니다. 그러나 이 말들을 금융 세계로 옮겨보면 상황이 조금 달라집니다.
‘신뢰가 필요 없는’ 세상의 반전, 즉 장점이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Trustless’
블록체인을 알아보다 보면, ‘Trusted’와 ‘Trustless’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금융 관련한 의미로 의역하면, 전자는 ‘제삼자에 대한 신용을 전제로 한다’로, 후자는 ‘제삼자에 대한 신용이 필요 없다’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국가에서 발행하는 법정통화도 당연히 Trusted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은 삼자의 신용이 필요 없는 Trustless 금융 서비스를 실현했고, 계속 확장하고 있습니다.
기존 사고방식이나 관행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비교할 때 현재 세상에 유통하고 있는 통화가 월등히 더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비트코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기존 금융 시스템과 블록체인을 간단히 비교해 보겠습니다.
기존 금융 시스템과 블록체인 비교
기존 통화는 관리자에 대한 삼자의 신용 보증이 필요합니다. 즉, 삼자의 신용 정도에 따라서 가치가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에는 특별한 관리자가 없습니다. 그래서 삼자의 신용 보증도 필요 없고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무너지지 않는 한 그 가치도 그대로 보존됩니다.
그리고 기존 통화는 관리자가 그 양을 조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 가치 변동이 항상 존재합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그 발행량이 소프트웨어상에서 제한돼 있어서 그 양을 함부로 조절할 수 없습니다. 이 말은 항상 코인의 가치가 객관적으로 보존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기존 금융권은 서브 서버 장치를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항상 서버 다운의 위험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사용자만큼이나 컴퓨터가 연결돼 가동되는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파괴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블록체인에서 사용하는 ‘Trustless’는 역설적인 의미입니다. 그래서 다시 의역하면, ‘제삼자를 통한 신용 보증이 없어도 믿을 수 있다’라고 해석할 수 있을 듯합니다. ‘less’가 많은 의미를 압축했다고 이해할 수 있겠네요.
Cost(비용) 측면에서 유리한 블록체인
블록체인 ‘Trustless’의 성격은 비용 측면에서 기존 시스템보다 우월합니다.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경영이 필요한 일반적인 ‘Trusted’의 세상에서는 제삼자의 신용과 관련한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Trustless’ 시스템의 블록체인에서는 신용과 관련한 리스크(risk)도 거의 없고, 관련 비용이 0(제로)에 가까워서 비용 부분에서 당연히 유리합니다.
다음으로 기존 금융 시스템, 예를 들어 은행 계정 시스템을 생각해보면, 서버가 멈추면 절대 안 됩니다. 그래서 다중적인 관리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가의 서버를 마련하고, 추가로 서버를 운영하기 위한 별도의 시설도(인터넷 등) 필요합니다. 한 마디로 모두 ‘돈’이 들어갑니다.
그러나 블록체인 시스템은 완전한 P2P 방식으로 가동하기 때문에 일부가 다운되더라도 연결된 모든 컴퓨터와 네트워크가 동시에 다운되지 않는 한 시스템은 계속 운영됩니다. 기존 시스템을 백업하기 위한 별도의 비용이 필요 없다는 말입니다.
블록체인 세상은 신용을 사지 않아서 더 믿을 수 있고 더 합리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세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가: 조연호, 편집: 안대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