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선진국, 대한민국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IT 선진국, 대한민국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은 격동의 세월을 보냈다. 우리의 제조업과 IT기술은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준비가 부족한 모습이다. 뒤늦게 혁신성장과 규제개혁에 뛰어든 대한민국이 얼마만큼의 위기의식과 간절함이 있는지 의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열악한 초기 조건을 극복하고 높은 기술력을 가진 에스토니아의 디지털 혁신을 배울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처럼 열악한 초기 조건을 극복하고 높은 기술력을 가진 에스토니아는 구(舊) 소련 연방국 중 하나였다. 에스토니아는 어떻게 성공했을까. 개방적인 문화와 제도가 그 첫째 이유로 꼽힌다. 에스토니아는 독일·덴마크·스웨덴·폴란드·러시아의 지배를 받았다. 하지만 지배 경험과는 다르게 개방적이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았을 때도 에스토니아는 1991년 소련에서 독립 후 버려진 공장과 창고뿐 이였으며, 유선전화 가입자는 전체 인구의 절반에 채 미치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러나 정부 주도의 IT 육성 결과 현재는 전국의 모든 학교들이 온라인망으로 연결되고 2000년에는 정부가 세계 최초로 인터넷 접근권을 인간의 기본 권리로 법제화하였다.


에스토니아가 IT 산업에 전략적 투자를 집중한 이유는 막대한 시간과 인력 그리고 자금이 투입되어야 하는 제조업이나 장치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 최대의 효과 창출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에 125만이라는 적은 인구와 경제규모로 지리적 제약 없이 주변 EU 국가를 상대로 일할 수 있는 IT분야로의 집중을 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에스토니아의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DNA를 배울 필요가 있다. 경제발전을 위해선 진보·보수 이념 싸움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고(思考)는 개방적이고 정책은 객관적 사실을 통하여 정확한 판단으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높은 기술력에 비해 제도는 후진국 형이다.


일례로, 플랫폼 사업에 대한 규제가 그렇다. 최근 공정위는 네이버를 독과점 문제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필자는 단지 점유율이 높다고 독점의 폐해를 이야기하는 것은 점유율을 높여야지만 매출을 낼 수 있는 기업들의 사기를 꺾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플랫폼 업체들의 점유율 결과는 경쟁을 통한 소비자의 선택 결과이다.


예를 들어 국내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90%가 넘었고, 카카오톡의 점유율은 95%가 넘은 지 오래다. 두 회사를 점유율 자체로만 독점 그 자체이다. 그러나 이익배분만을 가지고 독점 자체로 보아선 안 된다. 구글과 카톡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플랫폼을 구축한 것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정책의 규제를 높이려고만 하지 말고 인터넷 시장은 기존 오프라인 시장과는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는 게 우선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개선해야 할 제도는 또 있다. 바로 블록체인 기술이다. 에스토니아는 2008년부터 블록체인 기술의 적용을 테스트하였다. 당시는 ‘blockchain’이라는 표현이 나오기 전이었기 때문에 이 기술을 ‘hash-linked time-stamping’이라고 불렀다.


2012년부터는 블록체인 기술을 국가 데이터 보호, 공공과 민간의 온라인 서비스 등에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각종 규제로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지한다고 해 젊은이들의 피눈물을 흘리게 했다.


우리나라는 블록체인 기술에 관한 연구가 초기이고 공공부문의 적용 가능성에 관한 연구도 이제 시작됐다. 하지만 에스토니아는 산업 활성화를 위해 자체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활발하고 실현 가능한 분야에서 다른 국가에 비해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필자는 이처럼 글로벌 IT 선진국인 대한민국이 후진적인 제도로 차세대 산업기술에 뒤처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부터라도 정부가 산업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 미래 먹거리 창출에 선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