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에 빠져버린 대한민국 소득주도성장

늪에 빠져버린 대한민국 소득주도성장

“채식주의자를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작년 말 경제부총리가 국회를 찾아 했던 말이다. 부총리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설명하면서 정책도 채식주의자를 이해하는 것처럼 서로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를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는 관용이 넘치는 사회로 만들자는 것이다. 참으로 아름다운 말이긴 하다. 하지만 실패한 경제정책이 서로를 이해 못 해서 실패를 한 것일까.


필자는 정치와 정책은 다른 선상에서 비교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정권을 잡은 정부는 대선공약 사항을 지키기 위해 맹목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경제부총리가 말한 것처럼 정책에서 서로를 이해해야 하는 게 필요하다면 실패가 예상되는 정책은 반대쪽 의견을 받아들이고 수정하는 게 옳다. 그게 국민을 위한 길이다.


일자리 정부를 천명하고 국정운영을 시작한 문재인 정부는 여러 나라가 실패를 한 소득주도 성장론을 성공시키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의 대한민국 일자리 모습은 어떤가. 청년들의 취업률이 8년 만에 사상 최악으로 떨어졌고, 소상공인을 비롯한 영세자영업자들은 고용인원을 줄이는 고통을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소득주도 성장론을 주장하는 것은 “채식만 하면 몸에 좋지 않으니, 고기 좀 먹어”라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도 무시하는 자식일 뿐이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론을 추진하는 주된 이유를 살펴보면 일자리 부족으로 인해 힘겨워하는 청년, 취약 계층을 위한 것으로 취지는 좋다. 그러나 소득주도 성장론의 가장 큰 문제는 정부 재원을 투자하고 선순환되기까지의 기간을 극복해야 한다는 큰 문제가 있다. 이 기간이 3년 5년이 될지 혹은 실패할 것인지 정부는 분석을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소득주도 성장 이론을 주창한 학자는 케인즈 학파이다. 하지만 케인즈 학파는 특수한 산업구조 환경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소득주도 성장론을 찬성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은 OECD 가입 국가 중에서도 영세자영업자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높고, 높은 자영업자 비중 때문에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리면 피해를 보는 대상이 많기 때문이다. 소득주도 성장의 문제는 여러 가지다. 소득은 성장의 결과이지 성장을 주도할 수 없고 인위적 소득증대는 인건비와 제품 가격을 상승시킨다. 이는 기업 경쟁력과 수익성을 악화시켜 오히려 경제성장을 방해한다.


소득주도 성장이 유효수요를 늘린다는 차원에서 단기적인 성장전략이 될 순 있으나 장기적으로 볼 때 성장의 원천이 만들어지긴 어렵다. 문재인 정부는 지나치게 분배 개선에 치중해 있고 낙관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 현 정부의 정책대로라면 성장을 추동할 수 없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시장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낙수효과는 효과가 없는 것일까. 우리는 대표적인 낙수효과의 해외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사례를 보면 기업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새로운 경제 도약의 기틀을 만들었고, 미국도 보수의 가치를 내세우며 내수기업 우선주의 정책을 시작했다. 아베 정부도 보수정책을 성공시키면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찾았고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시대에 맞지 않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소득주도 성장론은 후진적 경제정책이다. 일례로 과거에는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며 정권을 잡은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을 높게 평가했지만, 지금은 브라질 경제 파탄의 주된 이유가 룰라다. 베네수엘라도 차베스 정권이 소득주도 성장론을 추진했지만 결국엔 실패했다.


흥미롭게도 당시 세계적인 메이저 언론사는 차베스의 경제정책을 본받아야 한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현재 베네수엘라는 가난한 나라가 되었고, 심지어 먹을 것이 없어 동물원의 동물을 잡아먹는 일까지 벌어진다고 한다.


국가의 정책은 국민의 백년지대계를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오락가락하면 안 된다. 하지만 문정부는 출범하자마자 11조 일자리 추경을 추진했고 그 성과는 미미하다. 분석에 따르면 정부의 11만 개 일자리 창출 목표 중 실제 창출된 일자리 수는 4.400명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올해 두 번째 4조 일자리 추경을 추진하고 있다. 구멍 난 정부 정책을 추경으로 자꾸 메우려고만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피해를 보는 국민들 걱정에 잠이 오지 않는다.


정부를 상대로 조언하는 국회의원들은 각 지역 국민들의 대표이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우리 사회가 채식주의자를 이해하는 것처럼 국회가 정부를 걱정하는 것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정책과 정치를 조금만 분리하고, 현실적으로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정부는 고민할 때이다.

작가의 이전글IT 선진국, 대한민국의 미래가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