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았던 연휴 기간 내내 하루에 하나씩 먹고 싶었던 음식을 먹었습니다. 첫날 소 갈빗살을 시작으로 둘째 날에는 짜장면과 탕수육, 셋째 날은 부대찌개를 먹었었죠. 특히, 첫 연휴 날 먹었던 소 갈빗살은 정말 맛있게 먹은 메뉴였는데요. 아는 분 가게에서 먹었던 소고기는 수입산이었지만, 한우와 비교해 저렴하면서도 좋은 맛을 내서 인지 찾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 가게였습니다. 생각해보면 근래 번화가를 중심으로 수입산 소고기, 그중에서도 <갈빗살>이란 이름을 간판에 걸고 판매하는 식당이 많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 마치, 지난 2015년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던 <무한 리필 연어 집>의 모습처럼 말이죠.
무한 연어의 배경을 짧게 설명하자면, 이전까지 연어는 다소 가격이 나가는 생선으로 분류되었으나,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자연에서 잡는 양보다 양식하는 연어의 수가 더 많아 짐에 따라 전 세계 양식 연어의 수 중 50% 이상을 차지하는 노르웨이 연어의 가격이 안정선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2014년에 연어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전 세계 약 10%의 연어를 소비하는 러시아가 EU 국가(European Union:유럽연합)들로부터 식품 수입을 금지하면서 발생된 것이죠. 자연스레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연어 가격도 폭락했고, 그때를 노려 무한 리필 연어 집이 폭발적으로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이후 연어 수출국이 판로를 다각화하면서 다시금 연어의 가격을 안정선까지 끌어올렸고, 오른 연어 값을 감당할 수 없었던 무한 리필 집은 시장에서 종적을 감춰버린 것입니다.
그렇다면, <수입 갈빗살 식당>은 어떨까요.? 아니 앞서 우리들이 수입 소고기를 대하는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2012년에 <한·미 FTA 협정>이 효력을 발휘한 직후에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이 대폭 증가하면서 우리나라 축산 업계는 굉장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소고기는 값비싼 국내산 고기의 소비를 주춤하게 만들었죠. 그나마 당시, 광우병과 같은 괴담 속에 국내산 한우를 더 필연적으로 소비해야 한다는 인식 또한 시장 안에서 형태가 도드라져 있었지만 그마저도 시간이 지나면서 사그라 들었고,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은 늘어날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2016년 하반기에 발효한 <김영란법>에 의하여 더욱 가속화되었습니다.
우리 한우를 소비해야 한다는 생각은 모든 소비자가 하고 있음에도 수입 소고기의 시장 점유율이 이미 50%대를 훌쩍 넘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좁혀집니다. 수입 소고기와 비교해 몇 배로 비싼 <한우 가격>과 건강한 식단과는 거리가 먼 <마블링>에 의한 등급에 있습니다.
이제는 많은 소비자가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소의 육질 등급을 외국과는 반대로 하고 있습니다. <마블링>이라 불리는 지방이 얼마나 많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느냐에 따라 등급을 매기고, 등급이 높을수록 기름이 많고, 낮을수록 기름이 적은 형태의 규격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와 반대로 등급을 매기고 있죠.
지방은 특유의 고소함과 쫄깃함으로 입맛을 사로잡지만, 과다한 지방 섭취는 몸에 해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기름이 많은 고기일수록 몸에 좋을 수가 없죠. 우리나라 한우는 그러한 지방을 얻기 위해 더욱 살찌워지고, 고기 사이사이에 기름이 끼도록 유도 당하기까지 합니다. 기름으로 책정되는 등급을 더 높게 받기 위해, 그럼으로써 더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결국, 등급이 가장 높은 한우와 낮은 한우의 가격 차이는 2배 이상까지 나기도 합니다.
소비자는 한우에 더 이상 우호적일 수 없게 되었죠. 한우에 비해 육질과 맛이 다소 떨어진다 한 들, 배 이상의 가격을 지불할 만큼 한우가 수입 소고기 보다 낫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무엇보다 한우가 가진 많은 지방도 한몫을 하였습니다. 결국 소비자는 '가성비'가 좋은 쪽으로 등을 돌리게 된 것입니다.
현재의 시스템을 만들어 낸 축산 업계에 무조건 적인 잘못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한 시스템이 구축되도록 부추긴 우리들의 소비 패턴과, 등급이 낮은 소는 멸시 여기는 일부 인식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모습이겠죠.
그리고 확실히 현시점에서 <한·미 FTA>의 본질인 상호 호혜 정신도 꽤 희미해졌습니다. 미국 정부의 비이성적 행보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한우>이며, 그로인해 이제 한우는 존폐의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러니 이제라도 정부가 나서서 어느 정도의 제재와 조치를 통해 애초에 FTA가 주장한 상호 이익의 균형점을 반드시 찾아야만 합니다.
동시에 한우의 변화도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되겠습니다. 송아지의 안정적인 가격과 개량, 과한 사료비와 유통비의 조정, 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등 많은 움직임을 요하지만, 애초에 지방에 의한 등급으로 고기 질을 평가하는 제도의 개편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소비자 입맛에 맞는 육질의 단단함 정도나 용도 등으로 분류함으로써 <등급> 자체를 폐지해, 등급에 의해 소비자가 색안경을 끼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죠. 물론 색 안경을 끼고 보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도 중요할 것입니다.
이제는 정부와 업계, 소비자 모두의 관심과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때입니다. 수입 소 갈빗살 전문점이나 수입 소고기는 무한 연어처럼 시장에서 한순간에 생기고 사라질 식품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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