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안보를 위해 소리를 높이다.

by 전성배

코로나의 창궐은 불과 몇 개월 만에 우리의 삶을 크게 바꿔 놓았습니다. 개인위생과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건 이제 일상이 되었고, 이는 앞으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지 언정 변하지 않을 사회적 습관이 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와 함께 동반된 여러 산업적 문제들은 모든 국가가 산업 활동의 근간인 '생산' 특히, 식량 분야와 국민 건강의 기본인 의료 체계를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함을 언질 했습니다.


오늘은 그중 '식량 안보'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사실 코로나 사태를 겪고 있는 타국의 경우, 식료품 사재기가 큰 화두라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자가 격리가 당연하고, 그를 위한 식량 비축은 기본이니까요. 어찌 보면 당연 한 흐름.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의 대부분은 마스크나 손소독제 같은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평소와 다름없는 소비활동을 보였고 현재, 큰 사재기 없이 코로나 사태가 진정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식량 안보에 대한 걱정이 없는 걸까요? 이를 알기 위해선 식량 안보의 중요성을 한번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곡물 자급률 최하위'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현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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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만큼 쌀의 자급률만큼은 현재도 안정적입니다. 실제로 이덕에 우리는 식량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죠. 하지만 한국 농촌 경제 연구소에서 밝힌 연평균 국내 곡물 생산량을 보면 450만 톤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수치만 보면 많은 양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매년 그에 3배가 넘는 1600만 톤을 수입한다는 걸 알게 된다면 굉장히 낮은 자급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과거에 비해 주식인 쌀의 소비가 줄은 반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밀과 함께 콩과 옥수수 같은 타 곡물의 소비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쌀의 재고가 매년 쌓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죠.


식량자급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나라의 식량 소비량 중 어느 정도가 국내에서 생산 및 조달되는 가를 나타내는 비율로 각국은 나름의 목표치를 설정하고 유지하는 것에 집중하는데, 우리나라를 예로 쌀의 경우 1990년에는 108%를 웃돌 만큼 완전 자급을 이루었지만, 1992년에는 그보다 10% 하락한 98%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곡물 기준으로 보았을 때에는 식량 수입 개방폭이 크게 늘기 시작했던 1990년대 전까지 80%을 웃돌았던 높았던 자급률이 1992년에는 34%로 급락하였고, 최근 2018년도 기준 21.7%까지 더 떨어지면서 20% 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걱정에도 정부는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계속해서 낮추고 있죠.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농지의 확보 및 보전은 뒷전으로 밀린 채, 재개발을 위해 계속해서 대규모의 농지를 내어준 덕에 현재의 모습에 접어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상태에서 수개월 전 코로나가 세계를 강타했습니다. 세계 쌀 수출 3위 국가인 베트남은 지난 3월 24일 쌀 수출을 전면 중단했다가 약 2주가 지난 뒤에야 일부 허용했고, 밀 수출 1위 국가인 러시아도 지난 3월 20일 곡물 수출을 일시 중단했었죠. 당연히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나라에도 피해가 왔습니다. 그렇다면 앞선 나라들이 수출에 소극적 자세를 취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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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의 창궐로 외부 활동은 극단적으로 줄고, 코로나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각 나라가 자국의 문을 걸어 잠그니 산업 활동도 덩달아 소극적으로 변했죠. 반대로 이 같은 흐름에 식량 확보만큼은 필수적이니, 곡물을 수출하는 국가건 수입하는 국가건 자국민의 식량 확보를 최우선으로 움직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수출은 최소화하려는 반면 수입은 최대화를 노리죠.


우리나라도 최초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뒤, 장기화될 조짐이 보임에 따라 수입에 의존했던 식량 문제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과거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두 차례 있었던 곡물 파동에 당시에도 국가곡물조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지만, 두 번 모두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해졌습니다. 하지만 2020년 이번에는 바이러스에 의한 식량 안보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이제는 더 이상 흐지부지 넘기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고민할 때라 입을 모으고 있죠.


물론, 청년들의 농촌 진출은 더디고 그 덕에 농촌 인력은 늘 부족합니다. 반면 고령화는 심화된 지 오래이니 당장 농지를 확보하고 곡물의 자급률을 높이는데 각종 지원 사업이 벌어진다 한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울 것입니다. 그래서 관련 전문가들은 대외 의존적인 곡물 수입 방식에서 벗어나 민관이 합동해 해외 곡물 유통 사업에 진출하여 일정 물량을 독자적으로 들여오는 체계인 '곡물터미널'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여기에 더해 수출용 저장창고를 구축하여 사전에 물량을 확보해둠으로써 코로나와 같은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국물을 국내에 신속히 들여와 자국 식량 확보의 기반을 다져 놓아야 한다고.


현대 사회는 국가와 국가의 교류를 통해 서로의 이익을 노립니다. 이는 내수 시장의 규모가 작으면 작을수록 더욱더 중요한 문제죠. 그래서 이익을 위해 수출입을 적극적으로 해온 지난날의 발자취가 현재의 대한민국의 경제를 구축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감염병 사태로 국가의 기능이 삐걱대는 지금. 돌아보면 대외에 의존했던 분야부터 점차 흔들렸다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식량, 의료, 제조 어디 하나 문제가 없는 곳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위기를 통해 찾아낸 각 분야의 빈틈과 약점을 보완해 다음을 대비하는 자세를 잃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더욱 멀리 나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본 글은 농민신문 '세계 단절로 ‘식량안보’ 빨간불 …농업 기반 견고히 해야' '한국 ‘곡물 자급 최하위’…바람 앞의 ‘식량안보’'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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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과 농산물 사이의 교점을 말하다"

농산물 에세이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전성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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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배 田性培

aq137ok@naver.com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에세이 / 2021 .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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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이면》 : 전자 수필집 / 2020 .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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