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인터넷 도박, 조용한 침투

여러 가지 상담실 이야기

by 김은희

경찰서 선도심사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청소년 인터넷 도박 문제를 가까이에서 마주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더 조용히, 더 깊게 파고들고 있었다.

심사 때마다 인터넷 도박이 올라온다. 아이들은 대부분 그냥 친구 따라 해봤다고 한다. 그러나 가볍게 시작했지만 빠져나오는 건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도박은 처음엔 돈을 따게 하고, 나중엔 돈을 잃게 만들어진 구조인데, 아이들은 이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청소년 도박은 PC방이나 오프라인이 아니라, 집 안에서 조용히 진행된다.
스마트폰으로 링크 하나만 누르면 도박판에 들어설 수 있다. 불법 스포츠 토토, 슬롯머신 앱, 해외 사이트 등은 우회접속으로 어렵지 않게 접근된다. 광고는 알고리즘을 타고 아이들 손바닥 위로 올라온다.

청소년은 자제력과 판단력이 아직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상태다. 반복되는 스트레스, 낮은 성취감, 소외감, 불확실한 미래는 도박이 제공하는 일시적인 보상에 빠져들 수 있는 취약한 조건들이다.


어떤 아이는 용돈이 부족해서 시작했고, 어떤 아이는 게임 아이템이 걸린 도박성 미니게임에 빠졌다고 했다.
도박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때, 아이들은 대부분 긴장하거나, 반대로 담담하게 말한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죄책감의 구조와는 좀 다르다.


인터넷 도박은 청소년의 행동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예방과 회복을 위한 장치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
위험은 가까이에 있다. 그리고 이미 아이들 곁에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