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상담실 이야기
요즘 인터넷을 사용하다 보면 가끔 이 문장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속으로 살짝 웃습니다.
내가 사람인 걸 왜 증명해야 하지?
상담실을 찾은 70세의 영진님은 한 사이트에 로그인하려다 멈칫했습니다.
"버스가 있는 칸을 모두 고르세요."
"긴장되더라고요. 틀리면 로봇 취급당할까 봐 좀 묘했어요."
영진님은 친구들과 식당에 갔다가 키오스크 앞에서 또 한 번 멈춰 섰습니다.
요즘엔 식당이나 병원 어디서든 기계부터 마주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글씨는 작고, 메뉴는 복잡하고, 뒤에 줄 선 사람들 눈치 보이니까 그냥 나오게 되더라고요."
"이런 경험이 반복되니까 이제 시대에 뒤처진 사람인가 싶어요."
디지털 기술의 편리함이 모두에게 쉬운 것은 아닙니다.
특히 노년층에게는 기계 앞에서 마주하는 불안감, 위축감, 소외감이 생각보다 클 수 있습니다.
어떤 이에게 인공지능은 혹독한 겨울을 이기고 기어이 핀 한 송이 꽃이겠으나, 누군가에게는 벼락처럼 떨어진 이름이다(임지선 기자, 2023)
이러한 분들을 '디지털 소외계층(Digital Divide Group)'이라고 합니다.
정보 접근이나 활용 능력이 낮아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말합니다.
고령자뿐 아니라 장애인, 저소득층, 농어촌 주민 등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2022)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전체 평균의 65.2%에 그쳤습니다.
또한 키오스크 같은 비대면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비율은 70% 이상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디지털 포용 정책을 시행 중입니다.
디지털 역량강화 교육, 찾아가는 디지털 배움터, 공공시설 내 디지털 안내사 배치 등의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지기엔 부족한 점도 있습니다.
"나는 젊은이들 세상에 낄 수가 없나 봅니다."
영진님은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마음의 문도 서서히 닫힌다고 고민합니다.
사람은 말 그대로 로봇이 아닙니다.
실수도 하고, 천천히 배우기도 하고, 때로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