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100명 이상 만나본 남자한테도 먹힘
이것은 여태껏 못 해도 100명 이상의 여자를 만난 나에게 ‘너 같은 개새끼의 바람기 혹은 환승 본능을 어떻게 교정해야 해?’라고 묻는다면 해주고 싶은 이야기다.
머리가 좋은 여자일수록 남자의 바람기에 당하기 쉽다. 이 말이 불편하게 들린다면, 그렇다면 더더욱 끝까지 읽어야 한다. 억울하다고? 당신은 착하고 현명하고, 그 사람을 진심으로 아꼈고, 머리도 나쁘지 않았는데 왜 매번 연애에서 이렇게 뒤통수를 맞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인생이라는 건 문제 해결의 연속이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한 도구로 대부분의 똑똑한 여자들은 ‘합리적인 자아’를 단단하게 키워왔다. 논리, 통찰, 정리 능력, 감정 조절—all good. 그런데 그 단단함이, 바로 그 단단함이 연애에서는 약점으로 작동한다.
왜냐하면 그 합리적 자아라는 게, 정확하고 지적인 대신 융통성과 본능적 감각을 희생해서 생긴 구조물이기 때문이다. 똑똑하다고 세상의 인증받은 사람일수록 자신이 실수했을 가능성을 낮게 보고(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똑똑한 사람이다), 막상 까보면 깔 게 수두룩하지만 비범한 머리로 어떻게든 끼워 맞춘 가스라이팅식 논리를 들이밀며 ‘운이 나빴다’ 거나 ‘상대가 이상했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고찰도 없이 또다시 신세 한탄만 반복한다. 이건 지능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다.
남자들은 왜 바람을 피울까? 정말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그냥 본질적으로 쓰레기여서 그런 경우도 물론 있다. 인정한다. 이건 수습도 안 되고 고칠 수도 없으니까 그냥 걸러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말하는 일반적인 상황, ‘괜찮아 보였던 남자’가 갑자기 바람을 피우는 그것은, 사실 그렇게 복잡한 구조가 아니다. 물론 겉보기엔 멀쩡한데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고 본질적인 쓰레기, 혹은 나처럼 타율이 좋은 여미새들은 대부분 겉으로 상당히 괜찮아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케바케 구조에 대한 해결 방법은 무료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생략한다.
어쨌든 다시 돌아와서, 남자들은 “처음 본 여자가 제일 예쁘다.”
이것은 진리 또는 섭리다. 그리고 허무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 안에 있는 본질은 꽤 직설적이다. 이건 단순히 외모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여자’라는 존재 자체가 그들에게는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처음 보는 사람, 낯선 향기, 처음 들어보는 웃음소리, 새로운 리듬. 남자의 뇌는 이런 자극에 기계적으로 반응하게끔 설계돼 있다. 생물학적으로 그렇다. 받아들이기 싫어도, 이건 그냥 팩트다.
그러나 여기서 진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다. ‘새로운 여자’가 꼭 ‘다른 사람’ 일 필요는 없다는 거다. 같은 사람, 그러니까 ‘당신 안의 새로운 모습’도 충분히 그 자극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걸 이해하지 못하면 매번 ‘씨발, 또? 진짜 나한테 문제가 있는 건가?’를 반복하게 된다.
가령, 우리 모두 한 번쯤은 본 적 있을 거다. 아내가 풀메이크업을 하고 예쁜 슬립을 입은 채 남편을 집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남편이 퇴근하고 들어와 그 모습을 보고 놀라서 “무섭게.. 가족끼리 왜 이래?”라고 반응하는 그런 코미디. 웃자고 만든 설정, 많은 사람들이 현실 고증이라 공감하지만, 막상 제대로 시도를 해보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이것은 대부분 제대로, 끝까지 하지 않기 때문에 끝까지 제대로 실행하는 사람만 효과를 본다. 생각해 봐라. 일상이 익숙해질수록 사람은 감각을 잃는다. 그 감각을 다시 깨우는 건 뇌의 작용이다. 그리고 그건 시각적이고, 청각적이고, 분위기적인 자극에서 비롯된다.
당신의 옷장을 보자. ‘입을 옷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면, 아마 비슷한 톤의, 비슷한 무드의, 심지어 핏도 거의 유사한 옷들이 수십 벌 걸려 있을 거다. 다른 건 디테일이나 소재뿐이겠지. 그런 패턴 안에서 어떻게 ‘새로운 감각’이 생겨나겠나? 살랑살랑 페미닌 한 옷들만 가득한가? 와이드 데님에 브라탑과 힙한 셔츠 혹은 팔자에도 없다고 느껴지는 동탄 미시룩을 사서 입어봐도 좋다. 당신의 성향, 취향, 인생철학이 그런 옷의 구매를 막는다고? 그딴 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 당신의 내면이 얼마나 깊고 정제돼 있든, 남자의 본능은 그걸 흡수하고 사색할 여유가 없다.
자기가 추구하는 철학을 버릴 수 없다면 그걸 존중한다. 하지만 그럼 그렇게 살고, 그렇게 연애하고, 그렇게 딴년으로 갈아탄 남자친구와의 이별을 받아들이면 된다. 억울해하지 말고. 만약 이걸 ‘왜 나만 바꿔야 하냐’며 회피하고 싶다면, 당신에게 절대로 사업을 하지 말라는 말도 함께 전한다. 세상에서 가장 실패 확률이 높은 CEO 마인드가 바로 이거다. 고객이 뭘 원하는지 듣지 않고, 자기 기준에서만 행동하는 사람. 어쨌든, 그딴 사고방식으로 남자와 연애하다가 멘탈 박살 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 주는, 우주 유일 무조건적인 사랑이 보장되는 조부모님이나 모시고 남자들 욕이나 하며 사는 걸 추천한다.
자기다움을 지키는 것과, 고집으로 망하는 건 종이 한 장 차이다. 진짜 자기다움은, 필요한 순간에는 한 발짝 물러설 줄도 아는 것이다. 자기 방식을 내려놓는 게 아니라, 전략을 갖는 거다. 남자한테도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전략 중에 가장 강력하고, 가장 즉각적이며, 가장 확실한 건 ‘새로운 당신’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맥락으로 오래된 연인 사이에선 코스튬 플레이를 진심으로 추천한다. 바니걸, 간호사 복장만 있는 게 아니라 위에 나열했던 일상복에 활용할 수 있지만 본인 스타일이 아니라 평소에 못 입겠으면, 섹스하는 날 혹은 직전에라도 입어보라는 이야기다. 이것은 무조건 야하게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새로운 자극’을 전달하는 방법 중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말이다. 민망하다고? 그건 처음이라서 그렇다. 한 번, 두 번 반복하면 웃긴 게 아니라 감각이 된다. 그 감각 안에서 관계는 다시 살아난다.
바람기를 원천 봉쇄하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그 확률을 드라마틱하게 낮추는 방법은 있다. 그리고 그 방법은, 당신 안에 이미 있다. 문제는 실행할 용기다. 생각이 많으면 항상 늦는다.’‘왜?’를 묻지 말고, ‘어떻게?’를 고민해라. 거기서 답이 나온다.
추신,
혹시라도 이것이 효과가 없거나 이미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없었다면, 죄송합니다. 위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당신에게 본질적으로 더 큰 문ㅈㅔㄱㅏ 있ㄴㅡ..아니, 그냥 제가 죄송합니다. 제 프로필 사진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곱게 펴서 뻐큐나 한 번 날리시고 노여움을 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