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AI 시대, 설득력을 키워보자

로고스(Logos), 파토스(Pathos), 에토스(Ethos)

by 들여쓰기


우리는 디자인을 하면서 매일 누군가를 설득합니다. 동료를 설득하고, 유저를 설득하며, 시장을 설득하여 제품을 론칭하고 성과를 만들어 나갑니다. 이렇게 일상이 된 설득, 어떻게 하면 설득력을 높일 수 있을까요?

오늘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한 설득의 3요소인 로고스(Logos), 파토스(Pathos), 에토스(Ethos)를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AI 시대에 설득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와 실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Frame 1.png




설득의 3요소: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설득은 논리(로고스), 감정(파토스), 신뢰(에토스)의 균형으로 완성된다."


로고스(Logos): 논리와 데이터 중심의 설득.
제품의 상세 페이지를 만들 때 "이 제품은 99%의 고객이 재구매했습니다"와 같은 데이터 기반 문구로 페이지를 구성하면 전환율이 크게 향상됩니다. 또한 명확한 레이아웃과 그리드 시스템으로 짜임새 있게 디자인된 페이지는 신뢰도를 높여줍니다.


파토스(Pathos): 감성에 호소하는 설득.
광고에 귀여운 동물이나 따뜻한 일러스트가 자주 쓰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디자인에서 부드러운 색채, 감성적인 사진 등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들을 적절히 사용하면 고객들에게 높은 호감도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에토스(Ethos): 신뢰를 기반으로 한 설득.
에토스는 "10년 연속 소비자 만족 지수 1위"와 같이 권위와 일관성에서 오는 신뢰를 뜻합니다. 또한 체계적인 디자인 시스템과 프리미엄 패키지 같은 탄탄한 브랜딩도 에토스의 좋은 예시로 볼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에 있어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가 고르게 균형을 이루어야 효과적이라고 보았습니다.




AI 시대, 설득력이 더 중요해진 이유

AI를 잘 활용하면 콘텐츠가 '뚝딱' 만들어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품질이 낮고 감성이 결여된 콘텐츠들이 시장에 넘쳐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콘텐츠의 과잉 공급으로 사람들은 예전처럼 쉽게 설득당하지 않으며, 오히려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와 진정성 있는 디자인을 더 찾게 되었습니다.

즉, 우리가 사는 지금 시대는 범람하는 저급한 콘텐츠들로 인해 설득의 기회가 줄었습니다. 그렇기에 설득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설득해야만 성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설득의 3 요소가 실제로 좋은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다음은 실제 기업들이 설득의 3요소를 강화한 사례들입니다. 이 기업들의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본다면 우리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1. 파토스를 강화한 구글의 사례

구글은 과거 구글 글라스를 출시했다가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기능을 강조한 로고스 중심 제품으로 시장에 접근했고, 이는 "멋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받았습니다. 이런 경험에서 배운 걸까요? 최근 구글은 2025년 IO에서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와의 협업을 발표했습니다. 기존에 부족했던 파토스 영역을 젠틀몬스터와의 협업으로 채우려는 의지가 명확히 드러납니다.

google-io-gentle-monster-1536x862.jpg 2025년 IO에서 구글은 젠틀몬스터와의 협업을 발표했다. 이미지 출처: 구글 키노트


2. 로고스를 강화한 에어비앤비

최근 에어비앤비는 디자인 시스템을 리뉴얼하며 로고스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기존 에어비앤비 디자인 시스템은 파토스가 풍부한 러블리한 시스템이었습니다. 이번 디자인 시스템 발표 영상을 보면, 기존 파토스는 유지하면서 로고스적 요소를 꼼꼼히 챙긴 모습이 보입니다. 아이콘, 서체, 그리드, 치수를 명확하고 세심하게 정의했고, 해당 디자인의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했습니다. 감성 중심 디자인에 논리를 더 강화한 셈입니다.

Group 628036.png 에어비앤비의 새로운 디자인 시스템. 이미지 출처: Airbnb


3. 파토스와 에토스를 강화한 트웰브랩스

AI 영상 스타트업 트웰브랩스는 최근 펜타그램과 리브랜딩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투박했던 서비스가 감성적 색채와 세련된 그래픽을 가진 서비스로 변모했고, 파토스와 에토스가 강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twelvelabs-14-1536x864.jpg 펜타그램과 리브랜딩을 진행한 트웰브랩스. 이미지 출처: twelvelabs.io


디자이너의 설득력은 디자인의 성패를 가릅니다. 저급한 콘텐츠가 범람하는 AI 시대에, 단순히 잘 만드는 것을 넘어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를 균형 있게 활용하는 디자이너로 성장해 보면 어떨까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