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우리는 어디에 있을까?

리더의 자질과 생각의 변화

by 투삶

요즘은 출근길 라디오에서도 AI 이야기를 피할 수 없다.
신문 한 면을 가득 채운 인공지능 뉴스, 부서내 회의에서도 “AI로 효율화하자”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문득 생각했다.
‘AI 시대에 리더는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기계를 더 잘 다루는 사람일까, 아니면 그 기계와 사람 사이를 읽어내는 사람일까.

얼마 전 라디오에서 들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연구 보고서가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
전 세계 1200개 기업을 조사해 ‘AI 시대의 리더십’을 분석했는데, 그 결론은 의외로 단순했다.
리더십은 Fast, Fluid, Future-focused — 세 단어로 요약됐다.


� 빠름(Fast): 배우는 속도가 곧 경쟁력

예전에는 오래된 경험이 곧 리더십의 증표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배우지 않으면, 20년 경력도 단 2년 만에 구식이 되어버린다.

보고서는 말한다.
기술의 ‘가치 반감기’가 이제 5년도 안 된다고.
AI는 밤새 진화하는데, 인간은 여전히 다음 보고서를 준비하느라 머뭇거린다.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며 내 일터를 떠올렸다.
‘내가 이 일에서 마지막으로 배운 게 언제였지?’
그 순간, 작은 불안이 스쳤다.
‘리더는 누가 따라오는가’보다,
‘리더 자신이 얼마나 빨리 배우는가’가 더 중요해진 시대다.


� 유연함(Fluid): 조직의 경계를 흐리다

과거의 회사라는 것은 벽으로 나뉘어 있었다.
부서 간 칸막이, 직급 간 위계, 사람과 기술의 구분선.
하지만 AI 시대의 리더는 이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보고서는 말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단어가 있다.
4B 전략 — Buy, Build, Borrow, Bot.
인재를 ‘사고, 키우고, 빌리는’ 시대에서 이제 ‘기계와 협업하는’ 시대로 확장된다는 뜻이다.

나는 여기서 오래된 리더의 습관을 떠올린다.
모르는 걸 숨기고, 틀린 걸 두려워하던 그 시절.
하지만 이제 리더는 틀려야 한다.
틀리고도 웃을 수 있는 문화,
AI를 실험하다가 실패해도 비난받지 않는 조직 —
그것이 ‘유연함’의 또 다른 이름이다.


� 미래 지향(Future-Focused): 변화는 예측이 아니라 ‘탐색’

하버드는 말한다.
리더는 더 이상 ‘변화를 대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변화를 먼저 찾아나서는 사람’이라고.

그러면서 두 명의 CEO를 소개한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젠슨 황은 20년 전,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병렬 컴퓨팅의 미래를 보았고
나델라는 직원 평가 기준을 ‘결과’에서 ‘배움과 협력’으로 바꿨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단 하나 —
AI를 기술이 아닌 사람의 이야기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 인간의 자리, 그리고 윤리의 무게

AI는 이제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월마트의 재고 AI는 날씨와 경기를 계산해 스스로 주문을 넣고,
병원에서는 환자의 진단을 제안한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디에 있어야 할까?
보고서는 이렇게 답한다.

“AI가 판단할 때, 그 판단이 옳은지 윤리적으로 책임지는 존재가 인간이다.”


아마존은 과거 AI 채용 시스템을 폐기했다.
데이터가 남성 중심으로 학습돼 여성 지원자를 낮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AI는 편향되지 않았지만, 데이터를 준 인간이 편향되어 있었다.

결국 리더십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의 문제로 돌아온다.
AI 시대일수록 ‘옳음’을 지킬 수 있는 감정적 지능(EQ),
타인의 두려움을 공감하고 다독이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 나의 자리, 앞으로듸 리더십

하버드의 결론은 명확했다.
“AI 시대의 리더십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신뢰로 완성된다.”

나는 이 문장을 천천히 되뇌었다.
40대 대한민국의 직장인으로서, 변화하는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지 , 글을 쓰려는 사람으로서.

AI는 분명 나보다 똑똑하지만, 동료의 표정을 읽을 수는 없다.
실패 앞에서 누군가의 어깨를 두드려줄 수도 없다.
그건 여전히 사람의 일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AI가 ‘똑똑한 리더’를 만든다면,
우리는 ‘따뜻한 리더’를 지켜야 한다.
속도와 유연함, 미래와 윤리를 품은
그 따뜻한 리더십이야말로
AI 시대의 마지막 인간다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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