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살고 있다.

프롤로그

by 에린남

차가운 공기가 잦아들더니 꽃이 피기 시작했다. 드디어 봄이 찾아온 것이다. 따뜻한 바닥 보일러도 없는 호주의 작은 유닛에서 춥고 긴 겨울을 버텨낸 나와 내 남편, 그리고 5월부터 밤낮없이 일해 준 패널 히터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나는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다. 이 곳 시드니는 한국과 반대의 계절을 맞는다. 7월엔 한겨울을, 1월엔 한여름을. *한국보다 한 시간이 이르고, 한국에서부터 비행기로 10시간을 넘게 날아와야 하는 먼 곳이다.(*서머타임 때에는 두 시간 빨라진다.)


내가 시드니에 살게 된 이유는 남편과의 결혼 때문이었다. 광고 프로덕션 조감독으로 일할 때, 호주로 해외 촬영을 오게 되었고, 그때 현지 스탭이었던 남편을 만났다. 내 연락처를 묻던 남편에게 번호를 줬던 것이 이 사단을 만들었는데...(농담) 아무튼, 나는 긴 장거리 연애, 1년의 워킹홀리데이 또다시 장거리 연애를 반복하다 결혼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호주에 거주한 지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2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그 시간 동안 '나의 삶' 속에 채운 '나의 생각과 마음'을 꺼내볼 때면, 내가 가진 이 삶은 가끔은 내게 과분하고 때때로 아쉽다. 나는 그것들을 완벽히 주관적으로 이곳에 기록해 보기로 했다. 언젠가는 끝날지도 모르는 '나의 호주'를 말이다.



글/그림 에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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