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음악 중에서 안데스 산맥지역의 음악들은 상대적으로 아메리카 원주민의 요소가 많이 남아 있는 편입니다. 유럽인들이 도착하기 전에 잉카문명이 번성했던 지역으로 지금의 페루, 에콰도르, 칠레, 볼리비아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유럽에서 온 악기들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안데스의 호수들에서 서식하는 수중식물의 관을 두줄 형태로 묶어서 만든 팬플루트를 부는 방식으로 소리를 내는 관악기인 '시쿠'(Siku)라는 안데스 지역의 전통악기를 사용합니다. 애수 어린 느낌의 소리를 내는데, 우리나라의 전통악기인 단소와도 비슷합니다. 유럽음악의 8 음조가 소개되기 이전에도 안데스 지역의 원주민들은 5 음조의 형태로 이미 아름답고 애수 어린 그들의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안데스 지역의 음악들 중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곡은 "El Condor Pasa"(엘 꼰도르 빠사, 콘도르는 지나가고)입니다.
우선, '레오 로하스'(Leo Rojas)라는 에콰도르 뮤지션의 뉴에이지 형식의 버전(2012년)을 먼저 들어 보겠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계기는 1965년에 Los Inkas라는 밴드가 파리에서 공연한 연주를 Paul Simon(폴 사이먼)이 듣고 그 멜로디에 매혹되었고, 1970년에 Simon&Garfunkel(사이먼 앤 가펑클)의 앨범(Bridge over troubled water)에 수록한 것 때문입니다.
덧붙여, Daniel Alomía Robles(다니엘 알로미아 로블레스)가 작곡한 "El Condor Pasa"(엘 꼰도르 빠사)의 원곡에 영감을 받아서,1977년 독일 출신의 '제임스 라스트'(James Last)가 작곡하고 루마니아 출신 팬플루트 연주자 '게올게 잠필'(Gheorghe Zamfir)이 1978년에 연주한 "Der Einsame Hirte"(외로운 양치기)라는 곡을 공유합니다. 영화 "Kill Bill"(킬 빌)의 ost로 사용되기도 했던 유명한 음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