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만섭 Sep 04. 2023

유언장

개개인의 역사가 후손에게 이어져야 하는 까닭은?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가 더 의미 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지난해보다 세상이 확연하게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감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죽음을 조금씩 준비해야 하는 쓸쓸함이라고 하면 이해가 될까?

 

그런 관계로 나의 화두는 자연이 ‘유언(遺言)’이 되었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의 생은 각각의 역사이며, 모든 역사는 나름대로 그 가치가 있을 것이다. 고려 태조 왕건이 민족통합이라는 통치이념을 담은 ‘훈요십조 제8조’를 유지(遺志)로 받들 것을 절실하게 바랬듯이 세상 부모들은 누구나 자식에 대한 간절한 소망 록을 가슴속에 쓰고 있단다. 개개인의 역사가 후손에게 이어져야 하는 까닭은 대한민국 역사를 통해서 오늘을 살아가는 교훈과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인 것과 그 맥을 같이한다는 생각이다. 옛것을 익히고 미루어 새것을 안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은 국가역사뿐만 아니라 개인의 역사에도 적용되는 것 아니겠니?

 

우선 네 인생의 도반(道伴)을 찾으라고 충고하고 싶다. 도반(道伴)이란 함께 도를 닦는 벗을 이야기 하는데,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살면서 시나리오 작가로 성공하고자 하는 너의 꿈을 공유하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곁에서 격려하고 도와주는 배우자나 친구가 있어야 행복하게 살 수가 있다는 이야기다. 다석 유영모 선생도 이 세상에서 믿을만한 사람은 도반(道伴)뿐이라면서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는 사람 보는 눈이 너무 어두웠고 이러한 어리석음이 내 삶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너는 앞으로도 많은 사람과 인연을 맺고 그 연을 이어나가게 되겠지.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진다. 특히 머지않아 평생 배우자를 선택해야 하는 네게 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인간상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자 한다.

 

강상원 박사


우선 세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이치나 가치보다는 이익을 추구한다는 속성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누구도 이익 앞에서는 가치와 명분을 가차 없이 저버릴 수 있으며, 이러한 행태가 반복되는 것이 세상살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이러한 본질을 이해해야만 타인의 이기적인 행위로 인한 상처를 받지 않고 이 험악한 세상을 견뎌낼 수가 있다. 어떠한 사람을 평생 배우자로 만나면 행복할까? 강상원 박사의 의견을 참조하여 그 답을 설명하고자 한다.

 

 1. 신(信)-믿을 신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사람은 믿을만하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안 하는 사람은 더 믿을만하다.

2. 언(言)_말씀 언

말을 잘하는 사람은 똑똑한 사람이다. 현명한 사람은 말은 논리적(LOGICAL)이며, 시비에 끼어들지 않는다.

3. 서(書)-쓸 서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사려 깊은 사람이다.

4. 판(判)- 판가름할 판

판(判)이란 사람의 문리(文理), 곧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아는 판단력을 뜻하는 말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올바른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

 

열거한 네 가지 덕목과 거리가 먼 사람들을 경계하거라. 이러한 사람들은 자기가 아쉬울 때는 도움을 받고자, 큰 소리로 칭찬하고 아부하다가 이해관계가 상치되면 갑자기 돌변하여 상대를 적대시하고 협박한다. 나는 육십 대 중반이 돼서야 내가 이러한 사람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많은 것을 상실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러한 사람들과는 과감하게 관계를 끊어야 한다.

 

아버지로서 걱정되는 점은 너의 건강이다. 몸과 마음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몸이 고장이 나면 마음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가 없어서 인간으로서 제구실할 수 없게 되는 법이다. 모든 병의 근원은 피가 맑지 못해서 발생한다. 따라서 피를 나빠지게 하는 네 가지 요인을 인지하고 이를 예방하는 것이 최고의 건강의 첩경이라는 김수경 박사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피를 나쁘게 만드는 네 가지 요인:

 

1). 음식-서구화된 음식문화. 인스턴트 등

2). 독소-농약(약품) 등

3). 두려운 감정-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

4). 추위- 에어 콘, 얼음문화의 발달 등

 

피를 맑게 하고 과도한 음식섭취로 인한 활성산소 발생을 줄이기 위한 최고의 음식은 생식이다. 생식은 식물이 광합성 작용으로 축적된 태양에너지를 직접 섭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평생 건강을 지금부터 준비하고 실천해 주었으면 한다. 하루 한 끼는 생식이나 발효식을 섭취하도록 권유하고 싶다.

 

둘째, 너의 창작력을 향상하기 위하여 한문 공부를 꾸준히 하면 어떨까 싶다. 영어를 가장 잘하는 사람은 어휘력이 풍부한 사람인데, 창의력을 향상하기 위해서도 풍부한 어휘력을 기르는 공부는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자는 표의문자라 상상력과 사고력을 향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 한문과 영어를 같이 공부하면 그 효과가 배가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존 달버그 액턴(1834~1902) 남작


마지막으로 민주적인 가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존 달버그 액턴(1834~1902) 남작이 말한 "절대 권력일수록 절대 부패한다(Power tends to corrupt, absolute power corrupts absolutely)"는 국가기관뿐만 아니라 문화집단 더 나가서는 가정에서도 통용되는 만고의 진리라는 생각이다. 독선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자식 중에 도덕성을 상실한 패륜아와 그의 추종자로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가정 구성원 각자의 결정권이 존중되는 민주적 가정을 만들기 바란다.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이를 극복하여 승리자가 되려 하기보다는 어떻게든 이를 견뎌내고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고 노력하거라. 그러면 마침내 어려움을 극복하고 네가 이루고자 하는 꿈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는 항상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2018년 2월 26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