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이 한국인에게 미치는 의미

여인네의 恨의 노래 아리랑(김지원교수의 살풀이춤)

by 풍초김해수



《아리랑》은 이고 입니다. 아리랑은 보리고개 한국인의 마음의 위로이자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의 안주처입니다. 민초들의 슬픔과 즐거움을 함께 해 온 知己입니다. 국가가 돌보지 못하는 그늘진 삶을 어루만져 주는 자기 위안입니다. 한국인은 恨의 민족입니다. 유구한 문화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오랜 역사 속에서 군역과 부역은 하늘만 쳐다보고 농사지어 먹고사는 사람들에겐 형벌입니다. 소작을 하며 수탈에 가까운 수확량을 지주에게 바치고 남는 소량의 곡식으로 일 년을 살아야 하는데 가장이 징집되어 가고 나면 1년 소작량도 못 채우고 끼니를 굶어야 하는 곤궁한 처지를 흥얼흥얼 풀어내며 마음의 상처를 달래는 恨의 찬가입니다.


한민족이 단군이래 제3 공화국까지 가난과 전쟁의 질곡 속에서 위정자의 무관심과 방임은 또, 다른 배신이었습니다. 이런 때에 믿을 곳이라곤 내 가족과 이웃뿐일 겁니다. 살다가 가족과 이웃도 해결할 수 없는, 어찌할 수 없는 벽에 부닥치면 《아리랑》 흥얼거렸을 겁니다.


《아리랑》은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민초들이 켜켜이 쌓인 恨을 오롯이 담아내는 마음의 그릇입니다.



아리랑은 본조아리랑(경기아리랑) 별조아리랑(강원도아리랑, 정선아리랑,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 등)으로 구분합니다. 구전으로 떠돌던 구한말인 1893년 고종의 외교고문으로 와 있던 '호머 베잘릴 헐버트'(Homer B Hulbert)가 처음으로 영문가사로 채보하여 Korea Repository란 잡지에 소개하였는데 "한국인에게 아리랑은 쌀과 같다"라고 하였습니다.




이후 한국최초의 영화 <아리랑> 감독인 나운규가 주제곡으로 '아리랑'을 편곡하여 '신조아리랑'곡을 만들었는데 나운규(羅雲奎)가 작사하고 김서정(金曙汀)이 편/작곡한 곡을 이상숙(李上淑)이 불러 크게 히트하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부르는 <경기아리랑>입니다.


아리랑 가사 중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나네>는 대개 남자들이 전쟁과 질병으로 먼저 죽는 현실에서 이 험한 세상에 나 혼자 두고 가지 말라는 여인네들의 초혼가(招魂歌)적인 의미가 포함된 恨의 노래입니다. 정선아리랑의 수심 편 <눈이 오려나 비가 오려나 억수장마 질라나 /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대목은 너무 슬프고 마음이 징합니다.


정선아리랑 1곡만 생활 편 317곡 인간관계 편 347곡 이성 편 136곡 환경 편 157곡 기타 185곡 등 총 1200여 수가 발굴되어 전해진다고 하고 진도아리랑에서 후렴구 [아리 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 아라리가 났네]는 같지만 메기는 소리는 10연 100연도 만들 수 있고 메기는 사람에 따라서 내용도 즉흥적입니다.(진도아리랑은 500수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리랑의 가사말은 내밀한 마음을 에둘러 표현하는 중의적(重意的) 함의가 많습니다.


궁핍한 생활 속에서도 때때로 결혼이나 마을의 경사스러운 날 '어울림'을 할 때 같이 더불어 흥겹게 떼창을 하던 노래도 아리랑이었습니다. 특히, 진도아리랑은 한과 흥을 다 담아내는 삶의 노래입니다. 지금은 문경새재로 굳어졌지만 진도 예향신문 박종호편집국장은 문전세재門前歲岾가 맞다고 합니다.


<門前歲岾>는 문 앞의 세월고개란 뜻으로 안방에서 부엌으로 나가는 쪽문, 부엌에서 마당으로 나가는 부엌문, 마당에서 밖으로 나가는 싸리문(대문)을 말합니다. 내가 봐도 이 말이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여인네들이 시집와서 평생 동안 친정나들이를 한 번도 못하고 안방과 부엌과 마당만 오가다 죽는 사람도 많을 때입니다. 출가외인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진도는 섬이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이런 삶의 恨을 세월의 고개에 비유해서 노래한 거지요. [문전세재는 웬 고갠가 구부야 구부구부가 눈물이 난다] 진도에서 문경에 있는 고개를 말하는 것도 좀 뜬금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문전세재는 뜻이 어렵고 문경새재는 쉽습니다. 문경새재가 험하기도 하고 발음도 비슷하고 해서 중간에 누가 채록을 할 때 그렇게 하지 않았나 추측해 봅니다. 역사는 한번 굳어지면 바꾸기가 정말 힘듭니다.


아리랑은 사대부 양반들이 불렀으면 어디 기록이라도 있을 텐데 무지렁이 민초들이 막걸리 한잔 하면서 지게 작대기 두드리며 장단 맞춰 불렀던 속풀이타령이었기에 구전으로만 남아 있고 또, 가사도 세월 따라, 환경 따라 변하기도 했습니다. 발생어원이야 어떻든 지금은 8천만 한민족이 국가처럼 사랑하고 애창하는 곡이고 같이 부르면 괜히 가슴이 찡해지는 국민가요인 아리랑을 잘 보존하고 아껴서 자자손손 불리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리랑은 한국인의 서민의 삶과 닮아 있습니다. 한국인의 슬픔과 기쁨 등 애환을 녹여낸

한국인의 정서입니다.



https://youtu.be/xOwdWF6 lGfQ? si=_uziBTjR-p-yHTXy

황선남의 정선아라리(정선아리랑) 恨의 노래이다, 슬프다



https://youtu.be/0IvQK_q2u7s?si=laSlFNbfAUBGrWGX

영화 '서편제' 중 <진도아리랑> 恨과 興이 다 들어 있다. 여기에도 <문전세재>가 아니고 <문경새재>로 나온다



https://youtu.be/oD6inlRkAhE?si=iGvjpKGglm-o0F1r

2007년 일본 오사카 심포니아홀에서 kbs교향악단 장윤성지휘로 아리랑선율을 너무 아름답게 들려준다





제목이미지츌처: 동국예술기획 선문대학교 김지원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