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 편이 마음을 흔들 때가 있다. "자전거 타는 소년" 속 아이는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보육원에 맡겨지고, 주말이면 위탁가정에서 지낸다.
그의 눈빛과 말투, 작은 몸짓 하나에도 상실과 아픔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그는 반항과 적대 속에서 길을 잃어갔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화가 났다. 그러나 그 화는 단순한 분노가 아니었다. 세상이 아이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데서 비롯된 슬픔, 더 나은 선택을 하지 못한 아이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영화의 한 장면임을 알면서도 이런 연유가 무엇일까? 화는 때때로 연민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내가 믿는 선함과 정의가 무너질 때, 그 틈을 타고 화는 조용히 스며든다.
그래서 나는 세상사 불합리한 장면을 마주할 때마다 화를 낸다. TV 속 뉴스에서도, 일상의 작은 부조리에서도 화는 나를 깨운다.
많은 이들이 화, 분노는 좋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게 화는 단순한 파괴의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나를 더 깊이 생각하게 하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불씨다. 나만의 논리일까?
때로는 뜨겁게 타올라 행동으로 이어지고, 때로는 조용히 가슴속에서 머물며 나를 흔든다. 때로는 뜨겁게, 때로는 조용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