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를 찾아줘'
영화 속 엄청난 경험을 한 부부가 인터뷰를 하기 전 나눈 마지막 대화다.
닉(벤 애플렉): “남들이 뭐라고 해도 나는 당신을 떠날 것이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고 증오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느냐?”
에이미(로자먼드 파이크): “그것이 결혼이라고”
영화가 어떻게 끝나는지 궁금했는데 마지막 몇 분을 남기고 부부가 이런 대화를 나눈 후 인터뷰에서 얘기한다.
“우리는 함께 부부로 살아간다고.” 행복한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난다.
결혼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 사랑해서 부부가 되고 함께 사는 것이 결혼이 아닌가? 정말 영화 속 대사처럼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고 증오하며 그래도 살아가는 것이 결혼인가? 결혼한다는 것, 부부가 된다는 것, 함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또 생각해 보게 되는 영화 ‘나를 찾아줘’이다
이 영화는 ‘결혼 5주년을 맞이한 아침 아내는 실종되고 남편은 아내를 찾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야기는 살벌하고 긴장감 넘치며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바람을 피운 남편을 범인으로 몰기 위해 아내가 꾸민 이야기로 남편이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끝날 듯 하지만 결국 아내가 돌아오고, 두 사람의 내면적 화해는 없지만 겉으로는 부부로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결혼에 대한 환상과 결혼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부담이 될법한 영화. 2시간 28분이란 긴 시간이 약간 지루할 법도 하지만 어떻게 결말이 끝날 것인지 기다려진다는 것은 결국 잘 만든, 재미있는 영화라는 말이겠지.
정말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고 증오하지만 살아가는 것이 결혼인가? 부부로 살아간다는 것은 사랑하고 갈등하며 화해하며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기에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고 증오하지만 살아가는 것도 아니라고 할 수는 없겠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살아가는 것이 결혼이고 부부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외면적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과연 이 부부는 서로가 서로에게 충실했는가 물어보고 싶다. 부부로서 지켜야 하는 것들을 정말 지켜며 살아왔는가? 정말 그렇지 않으면 부부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단계로까지 갈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그래서 엄청난 비극적 결말을 보이기도 하는 것이 결국 부부임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닐까? 비록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과연 그것이 진정한 부부로 함께 살아가는 것인지를 깊이 들여다보게 된다.
그렇다면 왜 제목이 ‘나를 찾아줘’일까? 정작 결혼한 이후의 이들의 삶 속에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 부부가 서로를 위로하고 함께 하는 모습이 있었는가? 특히 이 영화는 여론과 남들에게 보이는 장면, 인터뷰 장면들이 참 많이 나온다. 거짓된 그 모습을 보며 오늘날 겉으로만 부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떠올려지기도 한다. 특히 이 영화의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이면서도 이 영화의 중요한 장면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 장면이 있다. 닉과 에이미가 설탕이 안개처럼 보일 때 사랑한다는 얘기를 한다. 이 장면은 닉이 바람을 피울 때도 나오는데 그 모습을 에이미가 보며 분노한다. 그리고 닉은 감옥에 가야 한다 결론을 내리며 실종을 감행한다. 이것이 사랑임을 이 영화는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사랑은 달콤하지만 안개처럼 사라지는 것 곧 그것이 사랑일 수도 있겠구나를 생각해 보게 된다.
화목하고 온전한 가족들이 결국 이 사회를 평화롭게 할 텐데. 이들 부부의 모습을 본다면, 과연 가족과 이 사회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 이 땅의 모든 부인과 남편이 서로 실종된 채 나 잡아봐라 찾는다면 과연 어떨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압권은 두 주인공 배우의 연기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아닐까 싶다. 특히 에이미를 연기한 그녀의 섬뜩한 연기는 과히 압권이다. 아카데미 후보에 오를 만큼의 좋은 연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정말 대단한 그녀의 연기 덕분인지 오히려 그녀보다 닉에게 좀 더 마음이 끌리기도 한다. 제자와 사랑에 빠지며 온전한 남편의 역할을 하지 못한 남편. 아내에게 따뜻하게 대하지 않는 그 남편이 정말 문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남편에게 가하는 실종의 형벌은 섬뜩할 만큼 가혹하기도 하다. 과연 아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 머릿속이 궁금해진다는 영화 처음의 자막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왜 그녀가 이런 행동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생각할 필요가 있겠지. 그러기에 이 영화는 과연 남편의 이야기가 진실인지, 아내의 이야기가 진실인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처럼 진실을 파헤쳐 가는 과정에서의 이야기의 베일이 벗겨지면서 무엇이 더 진실인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재미가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두 부부의 역할을 떠나서, 이 영화는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 또한 그 위치에서 한번은 자신의 역할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전혀 범인에 대해 제대로 감을 잡지 못하는 형사들, 진실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여론, 조작될 수 있을 법한 여론. 제대로 진실을 파악하지 못하는 여론에 놀아나는 사람들,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가? 외적인 겉모습만 화려함을 추구하는 모습들은 결국 파국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닉의 여동생 마고는 오빠를 탓하지만 18년 동안 오빠를 위로하며 언제나 네 편이라고 한다. 무수한 비난의 소리 가운데도 함께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그래도 오빠를 위로한다. 어쩌면 그런 존재가 있어주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는 생각도 한다.
영화 한 편이 이런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면 그래도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이 든다. 결혼은 환상도 아니고 결혼은 서로에게 칼을 겨눌 수 있는 전쟁과 같은 것임을 살벌하게 보여준 영화이다. 세상에 결혼만 그럴까? 화려함에 감추인 이 세상에 진실한 내면의 모습은 어떨까? 진실한 나의 모습을 정말 우리는 찾아야 할 것 같다. ‘나를 찾아줘’라는 제목처럼 ‘진실한 나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