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초혼’, 그녀를 애도하며
방송을 통해 슬픔 소식을 접하며 김소월의 ‘초혼’ 시가 떠올랐습니다.
초혼 /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虛空中)에 헤어진 이름이어!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西山)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빗겨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그리고 2년 반 동안을 함께 근무하다 아파서 별이 된, 정말 마음으로 많이 의지했던
그분이 떠올랐습니다. ‘안녕’이라는 마지막 인사를 못 하고 보내서 너무 마음이 아팠는데 오늘
그분이 더욱 생각이 납니다. 그분을 진심으로 애도하며 글 남깁니다.
봄날의 햇살보다 더 눈부신 햇살
멀리서 다가오는 그 햇살의 향기가
봄의 문턱을 넘어 내 마음에 깊숙이 씨앗을 꽂은 날
하늘에서 울려 퍼지는 나팔 소리 도시를 흔들며
이 사랑 이 기쁨이 영원하기를 그분께 기도했네.
기도가 그분께 도달하지 못했을까?
축져진 햇살이 도시를 떠나며
소리 없이 격렬하게 눈물을 뿌리는
그 아득한 그 모습이 하염없이 줄을 타고
가을의 문턱을 넘어 내 마음에 칼을 꽂은 날
세상도 멈추고 시간도 멈췄네.
영원히 흐르지 않는 그녀의 시간 속에 갇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가슴에 바람이 분다.
바람이 눈이 되고 칼이 되어
눈을 멀게 하고 그녀가 없는 시간 속에
먼지조차 쌓일 길 없이 마음이 뚫렸네.
그녀가 남긴 추억 속에 내 머리를 담그며
눈을 뜰 수조차 없는 그 슬픔 속에
겨울의 문턱을 넘어 내 마음은 영원 속에 잠들었네.
잠든 내 꿈에 그녀를 초대한 날
봄보다 더 찬란한 햇살이 내 꿈에 찾아와
잠든 나를 깨우네. 일어나 일어나
슬픔으로 가득 찬 오늘
얼마나 많은 분들이 상심이 크실지 감히 헤아릴 수 없지만
진심으로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