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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富) : 동요(動搖)

이유 있는 컨닝

by 이립

유튜브의 발달부터 Chatgpt와 같이 AI의 발달까지 정보의 비대칭성이 점차 허물어져가는 까닭일까? 스마트폰 화면 속이나 주변 속 현실 인물들이나 금융업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정말 재테크에 대하여 많이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코인으로 단타를 쳐서 몇천만 원을 벌었다는 사람부터 부동산을 갭투자하여 몇 억을 벌었다는 사람까지 흔히 볼 수 있는 걸 보면 대한민국은 현재 재테크 전문가 열풍이 부는 것 같기도 하다. 문제는 인도 그들처럼 부를 축적하고 싶은 마음에 그들의 영향력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동요되는 사람들이다.




유년 시절에 친구들과 내기를 해본 기억이 많다. 대체로 어떤 것을 내가 정확하게 아느냐 네가 정확하게 아느냐로 설전이 벌어지면 둘 중에 자신 있는 사람이 내기를 제안했었다. 때로는 상대방이 너무 자신 있게 내기를 제안하면 그 기세에 눌려 나의 의견을 꺾기도 하였고 스스로 강한 확신이 있을 때는 내기를 수락하여 물러서지 않은 적도 있었다. 즉,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하여 명확하게 알고 있거나 가지고 있는 생각에 강한 확신이 있을 때는 흔들림 없이 소위 '베팅(Betting)'을 할 수 있었다.


어렸을 때야 로마가 어느 나라의 수도이고 축구선수의 소속 프로팀은 어디며 퀴즈의 정답은 무엇인지 등 공식적인 답이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서 승부를 걸었지만 성인이 되고 사회에 나와서 베팅을 해야 하는 항목들을 보면 하나같이 정답이 없다. 단 재테크뿐만 아니라 커리어, 결혼, 인간관계 등 모든 것에 대한 결정을 스스로 내려야 한다.


또한, 성인이 되어해야 할 베팅은 어릴 때와 달리 500원빵 1,000원빵의 수준이 아니다. 적게는 몇 백만원에서 크게는 몇 억을 걸어야 하는 것이 성인의 베팅이다. 그렇기에 중대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 명확하게 아는 것이 없기에 우리는 소위 '쉽게 접할 수 있는 칭 전문가'들의 의견에 크게 동요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에는 정답이 없다. 세계 경제가 어떻게 될지,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될지, 주식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지를 포함하여 모든 것은 그저 예측할 뿐이다. 만약, 정답이 있다면 월가에 수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왜 필요하겠는가?


월가의 황제라 불리는 JP모건체이스에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도 틀리는 것이 경제 전망인데 자기 자신이 현재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주변 지인 등의 추천을 받고 그대로 따라가는 게 맞는 것일까?


돈의 심리학(저자 : 모건 하우절) 내용 중에 채권으로 크게 실패했던 사람은 다시 채권 호황기가 와도 돈을 벌지 못한다는 문구가 기억난다. 그 구절을 나는 사람마다 강/약점이 존재하듯 재테크도 본인에게 맞는 방향이 있는 것이라고 이해했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내가 어떤 분야에서 이해의 속도가 빠르고 판세의 흐름이 잘 읽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을 먼저 가지는 게 가장 우선이 아닐까?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하는 건 그 다음인 것 같다.

(전문가의 의견을 공부하기 위한 참고는 '나만의 시간'이다.)




현대병의 원인이 주변에 너무 먹을 것이 많아져 생긴 것이라면 판단의 오류는 주변의 너무 많은 정보가 넘쳐서 생긴 것이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아버님께 들었던 말 중에 로마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천천히 서둘러라'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투자하기 전까지 천천히 살펴보고 때가 왔을 때 그동안의 나를 믿고 과감히 실행하는 그런 자세가 옳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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