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서랍장

episode-8(시댁을 미워하는 마음을 조금씩 버리려고 노력하기)

by 헤일리

요즘 들어 자꾸 처지는 느낌이다.

자꾸만 집에만 있고 싶다.

이러면 안되는데..

다시 우울증이 오는걸까 걱정이 된다.


사실 결혼후 시댁과의 갈등이

심했었다.

'남성우월주의'인 사고를 강하게

가지고계셨던 시부모님과

남동생이 있었지만 여자라고

남동생과 다르게 키우지

않으셨던 가정에서 자란

나와는 서로가 맞지 않았었다.

당최 이해할수 없는일을

너무나 많이 겪었었다.

이러한 것들이 쌓여 남편과의 사이도 틀어지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남편의 직장이

원래 살던곳과 멀리 떨어진곳으로

이전을 하게 되면서 이사를 하게 되었다.

나는 직장도 그만두게 되었다.

당연히 친정부모님과 친구들과도

물리적인 거리감이 생겨

자주 볼수 없게 되었다.

힘들어도 찾아가 기댈곳이

없어지게 되었다.


이사후에도 시댁의 '시집살이'는 계속 되었고

남편과의 사이는 계속 나빠져 갔다.

내가 억울한일이 있을때마다

풀곳은 남편밖에 없었는데

그분들의 자식인 남편이

그러한 불평불만을 곱게 받아줄리

만무했다.


그당시 고맙게도 여러모로 힘든 딸을 위해

부모님께서 일주일에 한번씩 평일에

먼길을 달려 나를 도와주러 오셨다.

그마저도 남편이 불편해할까봐

자고가시지도 않고 저녁이 되면

서둘러 가셨다.


일주일중 그 하루를 뺀

6일은 너무 힘들고 외로웠다.

이러다보니 결국 우울증이 오고 말았다.

아이들을보다 갑자기 울음이 나기도하고

창밖을 보고 있으면 뛰어내리고

싶기도 했다.

가끔 숨이 안쉬어지기도 했다.

부모님께 이러한 상황까진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죄송했다.

이렇게 살아서..

이 상황을 혼자서 끙끙거리며

감내해야만 했다.


결국 부모님 몰래 병원을 갔었지만

독박육아를 하면서 병원을 가는것이

쉽지 않았고 병원약도 맞지않아

이마저도 두어번 가다가 말았었다.


자꾸만 몸과 마음이 쳐져 갔다.

의식없는 껍데기만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몸은 쇳덩이처럼 무겁게만 느껴졌다.

그래도 시간은 꾸역꾸역 흘러갔다.

아이들이 자라 어린이집을 다니게

되었다.

오전에 자유시간을 얻게된

나는 집근처에있는 무료 심리상담소를

찾아갔다.

1년정도 다녔던것 같다.


그곳을 다니면서

그래도 조금씩 나아진듯 했지만

근본적인 시댁, 남편과의 갈등은

전혀 바뀐게 없었기에

쉽게 낫진 않았다.


시간이 더 흘러

시어머님이 돌아가셨다.

돌아가신지 얼마되지 않아

시아버님은 재혼을 하셨다.

시아버님은 재혼을 하신후

무엇때문인지는 몰라도

예전과 많이 달라지셨다.

상황이 바뀌어졌다.

더이상 나를 시집살이 시키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근 7~8년동안의

일들로 인해 쌓인 억울함,분노등은

상황이 바뀌어도 꺼질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남편만보고 있노라면

시댁에서 나에게 대했던

여러가지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남편까지 너무 미워졌다.

아무리 지우려해도 지워지지가

않았다.

지독하게도..

진짜 지울수 있는 지우개가 있다면

싹싹 지워버리고 싶었다.


이렇게 계속 지내다보니

우울증이 나을 턱이 없었다.

마음이 병이드니 몸까지 병들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내가 큰일 날것 같았다.


마음을 달리 먹기로 했다.

남편은 시댁의 아들이기 이전에

나의 남편,아이들의 아빠다.

내가 남편을 존중해주어야

상대방도 나를 존중해줄것이고

그래야 좋은 가정이 만들어 질것이다..

하고 말이다.

시댁의 시집살이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지만 내자신을 위해

그분들을 더이상 미워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요즘도 지금처럼 몸과 마음이 쳐져

올때면 우울증이 심했던 그때가 생각난다.

시부모님들의 언행들이 생각나

너무 화가난다.


그래도 이럴때마다

계속 노력한다.

그들에 대한 미운감정을 조금씩

버리기로.. 그리고 버린만큼

남편에 대한 존중하는 마음을

조금씩 채워나가기로..


'상대방에 대한 미움을 가질수록 병드는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나 자신이 되는것이기에..'


힘든 몸과 마음을 훌훌털고 산책이나 한바퀴 돌고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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