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산 진달래야!

핏빛 진달래, 보러 오세요!

by 들풀

내 살던 고향은

경남 함안 칠원하고도 돈담 골짜기


뒷산은 작대산이요

옆엔 천주산이 있었어

앞산 뒷산에 지천으로 피던 진달래가

이제 천주산 정상에서

핏빛 능선을 이루고 있어요


아!

채 피지 못하고 죽은

점수, 숙이, 호량의 넋빛이런가

늦칡을 캐러 왔다가 너무 배가 고파

한 송이, 한 줌 또 한 줌을 먹었지


입술은 새빨갛게 핏칠이 되었는데

복이도, 종아도

오야 입술도 붉어서

서로 마주 보며 웃다가

우리들의 볼도 볼닥하게 달아올랐지


고향의 친구들은 객지로 다들 떠나고

나도 고향 옆 객지에 터를 잡고

쉰 해를 살고 있어

쫓기듯 살아오다 겨우 틈을 내어

천주산에 올랐어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들은 줄을 지어 오르고


나는 달디 단 달천계곡 물을

두 손으로 떠 마시고 있어

양산이 고향인 이원수님이

마산에 있을 때 천주산에 올랐을라나


울긋불긋 진달래 꽃대궐에서

고향을 그리고

망국의 노래를 가슴치며 불렀을까


아서라, 말어라

진달래는 붉지만

내 어린 시절의 그 꽃보다는 덜 붉고


나라 잃은 엄니의 피 토하던 진달래 빛과

어찌 같을꼬

긴 천주산 능선 진달래 꽃빛이

자꾸만, 자꾸만 붉어만 가는덕


일곱 살, 다섯 살

내 공주님들의 진달래꽃은


아름답기만 한

행복한 꽃이면

정말 좋겠다, 그자


(2026. 4. 5. 들풀)

※ 4. 12. ~ 13 . 창원 천주산 진달래 축제가 열립니다. 핏빛 서러움을 만끽하고 싶다면 부디 찾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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