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하루를 보내고 공항에 도착하여 인도행 티켓을 발권하려는데 문제가 생겼다. 아내의 인도 e-비자는 정상이었는데 나의 e-비자 승인이 거절되었다. 인도 e-비자 신청이 처음이어서 승인 결과를 확인하지 않은 탓이었다. 사실 승인이 거절되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한국에서 출발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병원에서 인도 비자를 인터넷으로 신청하고 그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것을 보고 급히 퇴원하고 바로 다음날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를 예약하고 비자 신청하는 기간은 여유가 있었다. 그런데 인도 비자 신청 홈페이지에서 오류가 계속 발생해서 7일 가까이 걸려서야 비자 신청이 접수되었다. 그래서 예약된 출발 시간에 맞추는 것도 빠듯했다. 그러니 인도 비자가 승인 거절된 것을 알고 인도 대사관에 신청할 수 있는 시간도 없었다. 그나마 모르고 있어서 출발했다. 태국 수완나품 공항에서 비행기는 출발해야 하는데 비자 문제 때문에 항공기에 탑승할 수 없었다. 즉시 하나님께 여쭈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영적인 방해가 있으니 기도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동시에 내 입에서 말이 터져 나왔다.
"나는 한국인이다. 인도에 공항으로 입국하면 도착 비자가 적용된다. 나는 지금 사전 비자 승인이 거절되었어도 인도에 입국할 권리가 있다."
이 말을 들은 항공사 직원들은 당황했다. 내가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을 막을 법적 권한이 자신들에게는 없었던 것이다. 당황한 직원들은 인도 출입국 사무소에 전화를 했다. 인도 출입국 사무소에서는 막무가내로 내가 인도에 입국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유가 무엇이냐고 내가 전화를 직접 받아 물어도 대답이 없었다. 그런데 계속 내 입에서는 말이 터져 나왔다.
"나는 한국인이다. 인도에 공항으로 입국하면 도착 비자가 적용된다. 나는 지금 비자 승인이 거절되었어도 인도에 입국할 권리가 있다."
"나는 지금 비행기를 탈 것이다. 나를 막을 수 없다."
그리고 속으로는 계속해서 출입국 관리 사무소의 직원 뒤에 있는 귀신을 대적하는 기도를 했다. 그리고 인도에 있는 어둠의 영들을 향한 대적 기도를 했다. 하나님께서는 처음부터 비행기를 탈 수 있고 인도에 입국할 것이라 말씀하셨다. 기도하고 있는데 또 2시간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비행기가 출발할 시간이 가까워졌는데 인도 출입국 사무소에서는 연락이 없었다. 아내는 또 분통을 터뜨렸다.
"이렇게 까지 해서 가야 해? 정말 기도하고 가는 게 맞아?"
나는 확신에 차서 말했다.
"하나님께서 영적 방해라고 하셨어. 인도 출입국 관리소에서 책임자가 막고 있는 것을 보여주셨어. 그래서 끝까지 버티며 기도하라고 하셨어. 비자는 반드시 나온다고 하셨어."
항공사 직원에게 출입국 관리 사무소에서 허락이 떨어졌는지 물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그러다 출발을 15분 앞두고 연락이 왔다. 인도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면 입국을 허용하겠다는 것이었다. 원래는 인도에서 파키스탄으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그것을 원천 차단하려 한 것이다. 그래서 급하게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다. 인도 출입국 사무소에서는 15분 안에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고 짐을 검사받고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으로 계산하고 나에게 말을 했는데 나는 그것을 15분 만에 했다. 짐 검색을 하는 동안 티켓을 예약했다. 대충 급하게 그냥 티켓을 예약했다. 후에 예약을 변경하면서 100만 원 이상의 손해를 보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짐을 들고 탑승 게이트로 뛰어갔다. 아내와 내 짐은 캐리어가 아니었다. 하나님께서 걷는 것도 온전하지 않은 나에게 50리터 배낭 두 개를 챙기라고 하셨을 때부터 이상했다. 그런데 이제 그 배낭을 메고 뛰어야 한다. 아내는 힘이 부족하기에 내가 배낭 두 개를 매고 양압기와 작은 크로스벡까지 매고 뛰었다. 짐의 무게만 해도 25kg이 넘었다. 400~500미터 정도를 쉬지 않고 뛰었다. 작은 크로스벡 하나만 매고 있는 아내도 숨이 차서 잘 따라오지 못했다. 그런데 이틀 전까지 병상에서 걷는 것도 힘들어 누워있던 나는 짐을 혼자 다 지고도 지치지 않고 달렸다. 숨도 차지 않았다. 나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앓고 있는데 그럴 수가 없다. 평소에는 걷는 것만으로도 숨을 헐떡거려야 한다. 그런데 걷지도 못하던 내 몸이, 양쪽에 배낭 두 개와 크로스벡 두 개를 매고 있는 어깨가, 강철처럼 느껴졌다. 전혀 지치지도 무겁지도 않았다. 그렇게 달려서 공항 게이트에서 비행기로 이동하는 리무진에 탑승했다. 기적이었다. '케리어가 아닌 대형 배낭을 가져가라'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지 않았다면 경험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말도 안 되는 것 같아도 말씀하시면 순종한다. 그러면 기적이 일어난다.
그런데 리무진에서 결국 아내의 분통이 또 터졌다.
"이렇게 까지 하는데, 인도에 가야 해? 이게 맞아"
아내는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내가 한마디라도 하면 폭발할 것 같아 보였다. 아내는 순수하고 단순한 성격이다. 성격도 급하다. 그러니 그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잠잠히 있으며 기도했다. 주님을 바라보고 그분의 임재 안에 머물렀다. 그리고 그 장소에 주님을 초청했다. 버스 안의 공기가 달라졌다. 주변의 인도인들도 시끄럽게 떠들면서도 나를 쳐다봤다. 그리고 나는 아내에게 말했다.
"그럼 하나님께서 명하셨는데 사단이 무슨 짓을 못해? 안 하면 이상하지. 죽이기도 하는데 이건 아무것도 아냐. 사도 바울도 죽였잖아."
"인도 부흥을 위해 기도하러 가는데 인도가 막으면 지들이 손해지. 뭘 몰라서 그렇지"
그 말을 들은 아내의 분노는 완전히 사라졌다. 별것도 아닌 나의 말에 아내 마음의 분노가 눈 녹듯 사라진 것은 기적이었다. 내 말이 통한 것이 아니라 그곳에 오신 주님이 하신 일이었다.
내가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깨닫는 은혜를 받았을 때 내 삶에는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 부흥이 찾아왔다. 만나는 모든 사람마다 예수님을 영접했다. 한 대학의 동아리 학생들이 모두 예수님을 영접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동아리 방에서 복음을 전하는 모임을 가지게 되었다. 택시를 타면 택시 기사가 그리고 군입소할 때 이발소에서 머리를 같이 깎은 사람도 예수님을 영접했다. 훈련소에서 호랑이 같은 조교도 예수님을 영접했다.
그 반면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어도 사단에게 속한 자들은 나를 미워하고 핍박했다. 나는 원래 조용한 성격에 뒤에 잘 숨어 있고 말을 잘하지 않는 편이다. 그리고 평소에는 상냥하게 웃고 사람들에게 싫은 말은 못 한다. 다른 사람들의 기호와 필요를 따라 선택하고 불쌍한 사람 보면 내가 피해를 보아도 그냥 못 넘어가는 편이다. 여러 사람이 약한 사람을 괴롭히면 말리고 약한 사람을 도우려 한다. 그때도 상대방들과 싸우지 않고 원만하게 해결하려 한다. 멱살을 잡혀도 상대의 멱살을 잡지 않는다. 세상이 무시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쓰러워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틈이 날 때마다 그 사람들과 함께 한다. 그런데 그래도 독사의 자식들은 비상하게도 나를 알아보고 미워했다.
군 시절 그 괴팍했던 중대장도 나를 순한 양 같다고 표현했다. 중대장은 중대원들이 보는 앞에서 소대장들을 원산폭격시키고 군홧발로 밟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도 나에 대해서는 부드러운 태도를 취하며 귀하게 대했다.
어릴 때 옆집에 교회가 이사 왔는데 교회 목사님은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신 분이었다. 가족이 홍수에 휩쓸려 모두 죽고 혼자 살아 고아가 되셨는데 하나님의 사명을 받아 고학으로 목사님이 되신 분이었다. 나는 가난한 교회 목사님이 기르시던 닭들의 계란도 훔쳐 먹고 목사님 자녀들의 썰매 날도 훔쳤었다. 그 이전에도 그런 일이 없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걸 계기로 목사님과 사모님이 기도하셨는지 그 이후로는 한동안 교회를 떠났을 때에도 계속 양심을 어기지 않고 살았다. 어머니도 처녀 적에 나를 하나님께 바치기로 서원기도를 하셨다. 한나의 기도를 따라 아들을 하나님께 드리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 유명한 목사님이 나에 대해 그 말이 땅에 하나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신 일이 있다. 하나님께서 기도하라고 말씀하신 그대로 기도하고 말하는 것이니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가 없다. 나를 사랑하신 분들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으신 것이다. '나의 나 됨은 하나님의 은혜다'라고 박종호 교수가 작사를 한 것이 나는 공감이 된다.
핍박이라는 것은 특별한 원인을 제공해서 오는 것이 아니다. 거듭나서 하늘나라에 속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다. 세상에 속한 자들은 교회 안에 있든지 밖에 있든지 상관없이 거듭난 자들을 원수로 여기고 미워한다. 그러니 핍박을 안 하고 싶어도 안 할 수가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숨어있어도 그런데 전도하거나 부흥을 위해 중보기도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만약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가 거듭난 그리스도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수는 원수를 공격한다. 같은 편은 공격하지 않는다. 분명 하나님의 음성을 따라 순종했는데 핍박이 심하고 결과가 빨리 찾아오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제대도 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그 길이 좁은 길이며 험한 길이다. 그리고 그 길에 대한 순종은 거듭난 자만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