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봉한 '아키라'는 재미있을까
최근 '아키라'가 국내에 재개봉하였다.
아키라는 죽기 전에 봐야 할 1001편의 영화에 꼽힌, 가히 전설적인 작품으로
'카네다'와 '테츠오', 그리고 '아키라'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SF 영화이다.
장장 6권의 단행본을 원작으로 제작된 2시간 짜리 애니메이션 영화이기에,
일부 만화 속 내용들은 삭제되거나 대체되었는데, 작품의 제목인 '아키라'라는 인물에 대한 내용도
시간 관계상 크게 생략되어있어 영화를 시청한 많은 관객들이 '그래서 아키라가 뭔데' 식의
애매한 반응을 많이 보였다. (타이틀 자체가 맥거핀이었다고 여기는 관객도 많았다.)
내용들이 중간중간 크게 도려내진 탓에 마치 꿈을 꾸는 기분으로 시청을 할 수 있어,
아이러니하게도 그 점으로 인해 영화의 작품성이 높게 평가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아키라는 도대체 어떤 영화고, 왜 재개봉이 되었을까.
영화 '아키라'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하자면,
작품은 도쿄에서 벌어진 대규모 폭발 이후, '네오 도쿄'를 배경으로 한다.
신비한 아이와의 충돌 이후, 초능력을 얻게 된 '테츠오'와 그를 막기 위한 '카네다' 간의 사투가
큰 줄거리라면 줄거리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 초능력을 얻은 '테츠오'가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하는
그 일련의 과정들에 정말 여러 인물들이 개입하며 상황이 점점 복잡해져만 간다.
관객들은 이 작품에서 친절은 바라기 어렵다.
내용이 진행이 되기는 하는데, 보면서 궁금증이 해소가 되지는 않고 되려 늘기만 한다.
'아키라'가 인물의 이름인 건지, 프로젝트의 이름인지, 이런 것도 확실하지 않고,
뭔가 영화 내내 누군가가 바디랭귀지로 열심히 설명하는 느낌이다. 대충 알 것도 같고, 모르겠고.
사실 이 영화에서 뭘 느껴야하는지에 대해 말을 하자면, 다들 작화를 꼽을 것이다.
'아키라'는 일본의 버블 경제가 한창일 당시 제작된 작품으로,
뭐 제작비에 대해서는 지금도 부풀려졌다느니, 맞다느니 말이 많지만,
어림잡아 한화로 약 100억 원에 달하는 금액 정도가 투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지금의 만화 영화에도 그정도 제작비가 들어간다고 하면 '대작'이라고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쓰였다. 80년대니 물가를 생각하면 더더욱 큰 제작비이다.
심지어 감독이 단가를 낮추기 위해, 일부러 저렴한 하청업체에 무리하게 부탁했다고 하니,
실질적으로 100억 원보다 더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때 당시에 사용되지 않은 CG 기술들이 한껏 들어가 있고, 그 유명한 오토바이 '잔상' 디테일,
그리고 후반부 '테츠오'의 변형 장면 등등, '이걸 사람이 하나하나 했다고?' 싶은 장면이 한둘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쭉 그 디테일을 유지한다.
실제로 '아키라'가 북미에서 큰 인기를 끈 이유도, 작품의 내용보다는 작화때문이 더 컸고,
일본은 디즈니 작품을 따라잡으려면 멀었다는 의견에 도전장을 내민 작품으로도 유명했다.
그때 당시에는 사용되지 않은 액션 구도들이 많이 사용되어, 만화 영화의 교과서라 찬양받기도 하는데,
실제로 '매트릭스', '다크 나이트' 등 여러 영화들에서 '아키라'의 장면들이 오마주되었다.
갑자기 너무 말이 길어진 것 같아 급히 글을 마무리하자면,
스토리 면에서, 재미 면에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보는 것을 추천한다.
예술 작품 하나 보러 미술관 간다는 느낌으로 보면 '아키라'의 정수를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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